이야기
복음나누기
2018년 7월 13일 연중 제 14주간 금요일 – 김성 세자요한
20180713 연중 제 14주간 금요일(마태 10, 16-23)
찬미 예수님!
비가 한 시간 동안 내리는 것을 무엇이라고 하는 지 아십니까?
추적 60분이라고 합니다.
그럼 맥주가 죽기 전에 남긴 말은 뭐라고 하는 지 아십니까?
유언비어라고 합니다.
그럼 미소의 반대말은 뭘까요?
예, 당기소입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학자는 에릭 프롬이라는 사상가입니다. 맑스와 프로이드를 깊이 연구한 사회심리학자인데, “소유냐 존재냐?”, “사랑의 기술” 같은 책을 쓴… 이 책은 제목이 기술로 번역되었지만 사실 원제목은 The Art of Love 로 ‘사랑의 예술’이라고 번역되어야 하는 깊이 있는 사랑에 대한 철학책입니다. 이런 책을 쓴 에릭 프롬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바보는 되지 말아야 한다.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악인에게 속거나 사기를 당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순수성을 유지해야 하지만 또한 사려 깊음을 가지고 악인들의 농간에 놀아나지 말아야 한다.’ 뭐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대충 이런 뉘앙스의 구절이었고 저는 이 부분에 깊이 공감한 기억이 납니다.
이는 오늘 주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시는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그러므로 뱀처럼 슬기롭고 비둘기처럼 순박하게 되어라.” 라는 구절에 대한 해석처럼 보이지 않습니까?
뱀의 슬기와 비둘기의 순박함이 잘 안 어울려 보이지만 그 진의는 순박함을 잃지 말되 악인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사려 깊게 식별하고 행동하라는 의미로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는 참 현실 안에서는 어려운 일입니다. 제가 면담을 하면서도 이런 조언을 자주 드리곤 하지만, 참 쉬운 일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서, 주임 신부님의 전횡과 비상식적인 처사에 힘들어하는 수녀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또 본당에 사는 수녀님들끼리 불목하는 경우에, 특히 권위주의적이면서 복종을 강요하는 책임자 수녀님과 함께 사는 후배 수녀님의 토로에, 저도 자주하는 말이 바로 이 뱀의 슬기와 비둘기의 순박함입니다.
무엇보다도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얘기하십시오. 그렇지만 전체적인 상황을 보고, 현명하게 대처하십시오. 싸울 힘이 있다면 싸우고, 비판할 경우가 있다면 하십시오. 라고 조언을 하지만 얼마나 지난한 일입니까? 상하 관계가 분명한 우리나라의 문화에서 이러한 행동이 가져오는 불이익이 얼마나 많습니까? 구체적 행동으로는 안 그렇다고 해도, 감정이나 정서적인 불편함과 질타가 얼마나 무섭습니까? 감히 나에게 대들어? 라는 느낌이 얼마나 마음을 옥죄어 옵니까?
그래서 주님도 이렇게 말씀하셨나 봅니다.
“너희는 내 이름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미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이는 구원을 받을 것이다.”
예수님의 이름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바로 정의와 평화, 사랑과 믿음, 희망과 연대, 친교와 나눔이 아닙니까? 이러한 가치를 지키려는 이들에게 그에 반하는 이들은 얼마나 따가운 눈총과 실제적 불이익을 주려합니까?
유가에서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도가 행해지만 세상에 나가서 벼슬을 하고, 도가 행해지지 않으면 은하라. 즉 그 자리를 피해서 초야로 숨어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비슷한 말로 우리에게 지침을 내리십니다.
“어떤 고을에서 너희를 박해하거든 다른 고을로 피하여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이스라엘의 고을들을 다 돌기 전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우리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이 오실 때, 우리는 진정한 하느님 나라를 체험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그대로 실현되는 그런 세상을 만날 것입니다. 대해방의 때가 반드시 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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