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우리는 죄인입니까? 의인입니까? –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우리는 죄인입니까? 의인입니까?”
8월 26일 / 연중 제21주간 수요일
제1독서 : 2테살 3,6-10.16-18 / 복음 : 마태 23,27-32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을 불행하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이 의인이라고 착각하고 있으니 회개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두 가지를 지적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그들이 겉은 의인이지만, 마음 속은 위선과 불법으로 가득하다고 하십니다. 두 번째는 그들이 예언자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죽이지 않았을 거라는 그들을 꾸짖으십니다. 그들은 자기 조상들보다, 훨씬 선하고 의로워서 조상들처럼 예언자들을 죽이지 않았을거라는 교만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바리사이의 죄는 위선과 교만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바리사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바리사이로 살고 있었을 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내 안에 바리사이의 모습이 있는지 고민해 봅니다.
먼저 제안의 바리사이의 모습을 살펴 보았습니다. 오래 전에 바리사이의 강론을 쓰며 고민하던 때의 일입니다. 한 수사님이 제게 “바리사이는 네 이야기인에, 뭘 어렵게 생각해?”라고 하셨습니다. 그때는 제안에 그런 성향이 있나보다 하며 넘어갔지만, 이번에는 깊이 살펴 보았습니다. 한 후배 수사님과의 대화 장면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그 수사님께 기도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며 곤란하게 했습니다. “성경 통독 열심히 하고 계세요?” “묵주 기도도 꾸준히 하고 계시죠?” “성체 조배도 열심히 하고 있는거죠?” “왜 방에 일반 서적은 많은데, 영성 서적은 없어요?” 저는 후배 수사님에게 기도 잔소리를 잔뜩 했습니다.
저는 수도자는 기도 하는 사람이며, 기도에 마음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에, 그 수사님에게 기도해야 한다는 강조를 많이 했던 것입니다. 저는 바리사이의 높은 자리에 있으면서, 후배 수사님을 단죄 하였습니다. 제가 후배 수사님 연차 때를 떠올려 보니, 그때 저는 그 후배 수사님보다 기도에 마음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저와 그 수사님을 비교해보니, 저는 영성 서적 뿐만 아니라, 일반 서적 독서도 안하고, 쉽게 시간을 낭비했었습니다. 판단하고, 심판하실 분은 예수님이신데, 제가 예수님의 자리에서 후배 수사님을 판단하고 있음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제 안의 바리사이의 모습을 보았고, 다음으로, 성경 안에서, 바리사이의 모습을 찾아보았습니다.
요한 복음 8장 간음한 여인 이야기에서 바리사이의 위선과 교만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바리사이들은 자신들은 간음한 여인보다 의롭다 여기며, 예수님께 여인의 죄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습니다. 이에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습니다.(요한 8,6) 예수님이 쓴 것에 대해서 히에로니무스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거기 모인 사람들, 더 나아가 모든 인류의 죄를 쓰셨다고 해석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땅에 바리사이들의 죄를 적으시며, 그들이 죄인임을 알려주십니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 앞에 죄인이며, 심판은 하느님께 유보되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일상에서 바리사이처럼 남을 단죄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남의 뒷담화를 하며, 남의 잘못들을 판단합니다. 판단할 때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죄를 땅에 적으실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말씀 하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돌을 던져라.”(요한 8,7) 우리가 바리사이의 자리에서, 심판자의 자리에서, 남을 험담하는 것은 큰 죄를 짓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이 죄인이 아니라 의인으로 자처하기에 남을 판단하고 단죄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선은 남의 단점, 결점을 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심판하는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심판받지 않을 것이다. 남을 단죄하지 마라. 그러면 너희도 단죄 받지 않을 것이다.”(루카 6,37) 우리의 시선은 남이 아니라, 나의 부족한 점으로 가야 합니다. 더 나아가서,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 나와 이웃과의 관계에서 부족한 점을 보고, 주님께 자비를 청해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하셨습니다.(마르 2,17) 주님께 죄인이라고 고백해 봅니다. 다윗은 시편 51편에서 죄인임을 뉘우칩니다.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시편 51,3) 세리의 겸손한 뉘우침 입니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루카 18,13) 다윗처럼, 세리처럼, 우리가 주님께 죄인으로 고백하는 기도가 필요합니다. 예수께서는 죄인으로 뉘우치는 우리를 의인으로 의롭게 해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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