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죽음을 준비합니다 – 성녀 모니카 기념일
“죽음을 준비합니다”
8월 27일 / 성녀 모니카 기념일
제1독서 : 1코린 1,1-9 / 복음 : 마태 24,42-51
복음 환호송 말씀은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오리라.”(마태 24,42.44 참조)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요약해서 잘 설명해 줍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언제 죽을지 모르니, 예수님을 뵙는 죽음을 준비하라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죽음에 대해서 고민해 보려고 합니다. 미국의 유명한 기업가 스티브 잡스는 늘 죽음을 준비했습니다. 그는 철이 든 이후, 단 하루도 죽음을 잊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는 매일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할 때면, 자신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만약 오늘 내가 죽는다면, 내가 오늘 하려고 계획했던 일을 그대로 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일을 할 것인가?” 이런 노력으로, 그는 한 순간도 허투루 쓰지 않게 되었습니다. 스티브 잡스와 관련해서 제 생각은, 그가 죽음을 기억하며 충실한 것은 훌륭하지만 한 가지가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리스도인의 관점에서 신앙이 없이, 자신의 삶 만을 본 것입니다.
그러면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을 어떻게 기억해야 될까요? 저는 미사 성찬 전례 때의 기도문에서 죽음을 기억할 수 있는 기도를 찾았습니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위해 수난하시고 죽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는 말씀으로, 우리에게 당신의 죽음을 기억하고, 당신의 사랑을 행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죽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이웃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는 사랑을 행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죽음을 기억하고, 이웃을 위해 목숨을 내놓는 사랑에 대해서 고민해 보았습니다.
한 소방관의 이야기입니다. 2001년 3월 4일 서울 홍제동 연립 주택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김철홍 소방관은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누군가를 위해서 기꺼이 목숨을 내어 놓을 수 있는 것, 얼마나 아름답고 숭고한 것인가? 그래서 나는 이 직업을 성직으로 여긴다네.” 또 일기장에는 1958년 미국의 소방관 스모키 린이 쓴 ‘소방관의 기도’를 마음을 다지는 듯이 적어 놓았습니다.
제가 부름을 받을 때에는 신이시여
아무리 강렬한 화염 속에서도 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힘을 저에게 주소서.
너무 늦기 전에 어린아이를 감싸 안을 수 있게 하시고
공포에 떨고 있는 노인을 구하게 하소서.
저에게는 언제나 안전을 기할 수 있게 하시어
가냘픈 외침까지도 들을 수 있게 하시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화재를 진압하게 하소서.
저희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게 하시고
제가 최선을 다할 수 있게 하시어
저희 모든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지키게 하여 주소서.
그리고 신의 뜻을 따라 저의 목숨을 잃게 되면
신의 은총으로 저의 아내와 가족을 돌보아 주소서.
(손희송, 미사 마음의 문을 열다, 생활성서, 2011, 128-130)
김철홍 소방관은 예수님처럼, 이웃을 위해 목숨을 내어놓는 사랑을 마음에 두고 있었고, 죽기까지 사랑했습니다. 소방관처럼, 죽을 기회를 마주치기는 어렵습니다. 죽지는 못하더라도, 이웃을 위한 마음을 어떻게 실천할지 고민해 보았습니다. 마태오 복음 25장 최후의 심판을 보면 실천 방법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미소한 형제가 굶주렸을 때, 목말랐을 때, 나그네였을 때, 헐벗었을 때, 도와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준 것이다. 우리가 만나는 가족, 이웃,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사랑 실천을 해야 함을 알지만, 잘 안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부끄럽지만, 저의 부족함을 보았습니다. 후배 수사님들이 파견 나와서, 요한 복음 필사를 하는데, 공책을 구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 상황이라, 외출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저는 경리 수사님 일이려니 외면하였습니다. 다락 창고 방에 올라가서 제 짐 상자를 찾으면, 공책이 있었습니다. 저는 귀찮고, 저에게는 미소한 형제라서 도와주지 않았습니다. 묵상을 준비하다가 마음을 고쳐서, 형제들에게 갔습니다. 가보니, 형제들은 이미 공책을 구했고, 저는 도와줄 기회를 놓쳤습니다. 사랑 실천은 이렇게 작은 것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저는 미소한 형제에게 마음을 두지 않았고, 도와주지 않으려는 마음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작은 부분도 희생하지 못하는 모습에서, 죽음으로 가기가 쉽지 않음을 생각합니다. 작은 귀찮음에서도 죽기가 어렵습니다. 만약 내가 오늘 죽는다면, 오늘 죽고,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날이라면, 사랑 실천을 잘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속에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
죽음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아서, 죽음을 기억하기 위한, 실천들이 기억이 납니다. 한 수녀님이 “잘 죽을 수 있게 해달라”는 기도를 매일 주님께 드린다고 하십니다. 저도 그의 영향을 받아서, 죽음이란 단어를 적어놓고 매일 기억합니다. 책상에 “죽음을 생각하되 오늘을 마지막 날처럼 살라”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한 수사님은 예로니모 성인처럼 죽음을 기억하기 위해, 방에 해골 모형을 두고 있습니다. 매일 죽음을 묵상하십니다.
신학교 은사 신부님은 침대에 죽음을 묵상할 수 있는 글을 적어두고 매일 죽음을 기억합니다. 내용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맥락은 이렇습니다. “죽음으로 가는데, 나는 죽음을 잘 준비하고 있는가? 준비하고 있지 않은가?”
죽음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들 이었습니다. 우리의 현실은 기쁘고 행복한 쪽으로만 생각하고 싶기 때문에, 죽음을 기억하기 위한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우리의 신앙 여정은, 예수님을 뵈러 가는 길에 서 있고, 오늘은 어제보다, 예수님께 더 가까이 왔습니다. 우리는 반드시 죽을 것이고,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을 만날 준비, 즉, 죽음을 잘 준비하라는 말씀입니다. 우리는 죽음을 기억하고, 이웃을 위한 사랑 실천이 필요 합니다. 이웃 사랑 실천은 크고 거창한 일이 아닙니다. 가까이 있는 이웃의 어려움이 있으면, 함께 하는 것입니다. 이웃의 짜증이나 화에 나도 똑같이 화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 화를 내 선에서 끝내는 희생입니다. 거친 행동에 나도 거칠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으로 대하는 것입니다. 미사 때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기억하며, 죽음과 이웃 사랑 실천 두 가지를 잘 기억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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