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그들에게 말하여라 –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그들에게 말하여라”
8월 29일 /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
제1독서 : 예레 1,17-19 / 복음 : 마르 6,17-29
오늘은 성 요한 세례자의 수난 기념일입니다. 교회 전례에서는 예수님보다 먼저,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다가, 순교한 요한의 수난을 기억합니다. 요한은 예수님께서 공생활 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세례를 주어서, 예수님의 공생활을 준비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그는 활동 중에 헤로데 영주에게 직언합니다. “동생의 아내를 차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마르 6,18) 성경에서는 “여러 차례 말하였다.”마르 6,18)고 전하고 있습니다. 그 지역 영주의 잘못을 직언하는 것은 무모한 행동이었으며, 불이익이 올 수 있었습니다. 그로 인해, 요한은 죽을 위협에 처하였습니다.
어느날 헤로데의 생일에, 헤로데는 공주의 춤바람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에 헤로대는 공주의 청을 들어주기로 했고, 그녀의 청대로 요한은 죽습니다. 요한이 죽게 된 이유는 제1독서 말씀 “내가 너에게 명령하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예레 1,17)를 실천했기 때문입니다. 요한은 죽음을 감수하고, 헤로데에게 진리와 정의의 말씀을 전합니다. 요한에서 예언자 역할이 끝난 것이 아니라, 우리도 요한처럼, 진리와 정의의 말씀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봅니다.
일상에서도 자신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진리를 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관계가 깨지고 어려워질 것을 감수하면서도 주변 사람에게 직언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고맙게도 직언을 해주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수도원에서 한 선배 수사님이 직언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신학 대학원 공부를 하면서, 서품과 관련 있는 중요한 시험을 보는 당일 아침이었습니다. 저는 인간적인 한계 안에서, 노력을 했지만, 준비가 부족했고, 시험 보는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침 기도를 할 것인지, 아니면 공부를 할 것인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30분만 더하면, 미진한 부분을 채울 수 있었습니다. “기도 한 번 빠지고, 나중에 주님께 죄송한 마음을 갖자” 생각하며, 공부를 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한 선배 수사님은 제게 어떻게 기도를 빠질 수 있냐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동안 시간을 쫓기면서 공부한 생각에 억울한 마음이 들었고, 도리어 저는 얼마나 간절했는지 아냐고 항변 했습니다. 그 수사님은 제게 수도자가 기도 빠진 것을 반성하지 않고, 당당함이 문제라고 하셨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깨달음이 왔습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이 중요한데, 믿지 못했고, 또한 기도를 빠진 것에 대한 반성 없이 떳떳한 마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수사님은 저와 관계가 안좋아 질 수 있음을 알면서도, 제가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조언 하셨습니다. 우리는 관계 안에서, 직언을 하면, 관계가 어려워 질 것을 두려워 합니다. 직언을 하기가 어렵지만, 그 수사님은 제게 진리를 전해주셨습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보겠습니다. 우리나라 역사를 보면, 많은 국민들이 목숨을 걸고, 진리와 정의를 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독재와 군부 정권을 경험했고, 국민들은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 나라를 다스리기를 바랐습니다. 군부정권은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국민들은 저항합니다. 국민들은 광주 민주화 운동, 6.10항쟁 등을 하면서, 많은 고귀한 목숨을 잃었습니다. 국민들은 나 자신 만의 인생을 바라본 것이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 진리와 정의가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분들이 목숨을 내어놓은 희생으로 민주화를 누리고 있습니다. 희생한 국민들을 통해서 요한의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의 요한은 헤로데에게 직언하다가 죽었습니다.
선배 수사님은 관계가 깨어질 것을 감수하고 직언하셨습니다.
우리의 수많은 국민들은 우리나라의 민주화를 위해 목숨을 바쳤습니다.
진리와 정의를 위한 역할은 큰 희생이 따르니, 어렵게만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일상에서도 전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봅니다.
제1독서의 주님께서는 예레미야 예언자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에게 명령하는 모든 것을 그들에게 말하여라.”(예레 1,17) 이 말씀은 우리에게 이렇게 전해줍니다. 만나는 사람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면, 분명히 우리의 역할이 있을 것입니다. 지혜롭게 만나는 이웃에게, 진리를 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그동안 많은 정의와 진리를 회복했지만, 아직도 미진한 부분이 많습니다. 세월호 희생자들의 가족들은 아직도 세월호의 진실을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5.18광주 민주화 운동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위안부 피해 어르신들은 일본에게 사과를 받지 못했습니다.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도울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그분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우리 자신만을 고민하기도 힘든 인생입니다. 하지만 교회에서는 진리와 정의에도 마음을 쓰라고 권고합니다. 오늘 미사에서 드리는 핵심기도인 본기도를 통해, 우리의 마음과 행동이 진리와 정의로 이어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느님, 그리스도의 선구자인 복된 세례자 요한을 통하여, 성자의 탄생과 죽음을 미리 알려 주셨으니, 진리와 정의를 위하여 목숨을 바친 그를 본받아, 저희도 끝까지 하느님의 진리를 믿고 증언하게 하소서. 성부와 성령과 함께 천주로서 영원히 살아계시며 다스리시는 성자 우리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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