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믿음과 기적 –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믿음과 기적”
8월 31일 /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제1독서 : 1코린 2,1-5 / 복음 : 루카 4,16-30
오늘 말씀의 주제는 나자렛 사람들의 불신입니다. 그 내용을 보면,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이사야 말씀을 선포하시니, 나자렛 사람들은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곧 예수님의 어린 시절을 기억합니다. “저 사람은 요셉의 아들이 아닌가?”(루카 4,22) 나자렛 사람들은 “우리가 아는 요셉의 아들인데,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믿을 수 없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은총의 말씀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무엇인가 증거가 될 표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고향 사람들의 마음을 알고 계셨습니다. 예수님은 고향 사람들이 “카파르나움에서 하였다고 우리가 들은 그 일들을 여기 네 고향에서도 해 보아라.”(루카 4,23) 라고 생각하고 있음을 아셨습니다.
나자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요셉의 아들로 보았고, 자신들이 믿기 위한 기적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기적을 보면 믿겠다는 이들에게는 당신 자신을 보이지 않으셨고, 당신께 믿음으로 다가온 이들에게만 기적을 보여주셨습니다. 복음서의 많은 병자들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먼저였고, 치유 기적은 그 다음이었습니다. 성경에서는 믿으면, 기적이 우리에게 주어지는 것이지만, 실제로 기도하면 병이 낫기도 하지만, 기도로 병이 낫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오늘은 예수님께 대한 믿음과 기적이 우리 삶에서 어떻게 연결 되는지 보려고 합니다.
선종하신 소설가 최인호 베드로 형제님의 글을 통해 믿음에 대해서 보겠습니다. 성경을 보면, 병자들은 믿음을 통해 병이 나았고, 실제 최인호 베드로 형제님은 기도에 매달렸지만 선종하셨습니다. 그분의 책을 보면, 병이 낫지 않았지만, 그분의 삶이 불행하다고만 할 수 없었습니다. 그분의 신앙에서는 예수님께 대한 믿음이 있었습니다. 소개할 내용은 서울 주보에도 실린 글이며, 『인생』이란 에세이 책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분의 믿음과 신앙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입니다.
병세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문득 머릿속에 떠오른 성경 구절은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마태 7,7-8) 이것은 무기력함 속에서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길은 기도뿐이었으며, 찾고 구할 수 있는 대상은 오직 기도를 통한 주님뿐이었습니다. 그는 미친 듯이 기도에 매달렸습니다. 그러나 기도에 열중하여도 좀처럼 그의 가슴에는 평화가 깃들지 않았습니다. 부활하신 예수께서 우리 한가운데 서시며 내려주신 ‘그리스도의 평화’가 그의 마음에 여전히 찾아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그의 기도가 틀렸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기도는 ‘주님, 병을 고쳐주십시오.’, ‘주님, 기적을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 병을 고쳐주시면 주님을 위한 글을 쓰겠습니다.’라는 식의 주님과 벌리는 흥정이었으며, 조건부 협상이자 벼랑 끝 전술임을 깨달았던 것입니다. 그것은 엄밀히 말하면 감히 주님께 던지는 막무가내식 생떼이자 명령이자 협박이었습니다. 성모님은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고 순종하셨고, 주님께서도 피땀을 흘리시며 ‘제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소서.’ 하고 순명하셨습니다.
바로 그 무렵 정진석 추기경께서 그에게 전화를 하셨습니다. 추기경께서는 단 한마디만 그에게게 전하였습니다. “베드로 형제님, 하느님을 믿으세요.” 그는 깨달았습니다. 하느님을 믿는다, 믿는다 하면서도 정작 하느님을 믿지 못했던 것입니다. 주님께서도 분명히 못박고 계시지 않습니까.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알고 계신다.”(마태 6,8) 그가 그토록 기도했으면서도 마음의 평화를 얻지 못하였던 것은, 그가 구하기 전에 이미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시고, 이를 구해주시는 아버지 하느님을 믿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최인호 베드로 형제님은 기도를 통해, 병의 치유를 청했습니다. 결국 그는 병이 낫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중요함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는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있었고, 그의 작은 기도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는 ‘환자로 죽고 싶지 않고, 소설가로 죽고 싶다’는 지향이 있었습니다. 그는 기적적으로, 구역질이 날 때마다 얼음 조각을 씹으면서, 원고지 하루에 30매 정도를 쓰며, 두 달 만에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라는 전작 장편소설을 완성합니다. 병이 낫지는 않았지만, 5개월 동안 서울 주보에 글을 쓰며, 많은 분들이 신앙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주셨고, 장편 소설을 썼습니다. 최인호 베드로 형제님은 우리에게 하느님께 대한 믿음을 알려주셨습니다. (최인호, 인생, 여백미디어, 2013)
다음으로 저와 예수님과의 관계에서 믿음을 말씀드립니다. 저는 묵상을 나누는 것에 대해서, 몇 몇 신부님들의 노력하는 모습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한 신부님은 말씀을 준비하면서, 하느님이 신자들에게 오늘 전해주는 말씀이 무엇일까 고민하면서, 밤새 준비하기도 하신다고 하십니다. 한 신부님은 1시간 성체 조배를 하면, 강론 거리를 안주신 적이 없다고 하십니다. 신부님들의 방법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교회에서는 서품 받으면, 말씀을 선포 할 직무가 주어집니다. 저는 처음에는 많은 주석서들을 보기도 하고, 좋은 예화를 어떻게 찾아야 하나 고민도 하고,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책상에서 혼자 씨름하는 것보다, 예수님의 현존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성당에서 한 시간 기도하는 것이 쉽고 빠른 길임을 알게 됩니다. 기도하면서, 평소 생각할 수 없었던 부분을 깨닫게 됨을 느끼게 됩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을 기억 하며, 실천적인 부분들을 더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주변에 암 투병 하는 분이 계셔서, 늘 병자를 위한 기도와, 103위 성인 호칭기도를 합니다. 기도 안에서 도와주실 거라는 믿음입니다. 혹시나 이런 의문이 들 수도 있겠습니다. 믿고 기도했는데, 왜 병이 낫지 않았냐고 물어볼 수도 있습니다. 병으로 고통 받는 분들을 보면, 주님께서 왜 당장 기적으로 일으켜 주시지 않는지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주님의 위로는 로마서 말씀 안에서 찾아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들, 그분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이들에게는 모든 것이 함께 작용하여 선을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하느님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어렵고 힘든 고통 안에서, 하느님께서 우리를 선으로 이끌어 주시길 믿는 것입니다. 우리의 신앙은 나자렛 사람들처럼 바라는 기적이 아니며, 하느님은 우리에게 강요되실 분이 아니십니다. 신앙은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주시는 아버지라고, 믿는 것임을 다시금 생각합니다. 정 추기경님의 “하느님을 믿으세요.”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하느님께 대한 믿음으로 나아가야 겠습니다.
유투브 영상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1663 |
골방에서 드리는 기도 –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6.18 | 추천 0 | 조회 353 |
하느님의 사랑 | 2025.06.18 | 0 | 353 |
1662 |
예수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21 | 추천 0 | 조회 1840 |
하느님의 사랑 | 2025.05.21 | 0 | 1840 |
1661 |
부활의 증인 – 성 마티아 사도 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14 | 추천 0 | 조회 2755 |
하느님의 사랑 | 2025.05.14 | 0 | 2755 |
1660 |
말씀을 전하였다 – 부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07 | 추천 0 | 조회 3169 |
하느님의 사랑 | 2025.05.07 | 0 | 3169 |
1659 |
배반 예고 – 성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4.16 | 추천 0 | 조회 4530 |
하느님의 사랑 | 2025.04.16 | 0 | 4530 |
1658 |
말씀에 머무른다면 –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4.09 | 추천 0 | 조회 4690 |
하느님의 사랑 | 2025.04.09 | 0 | 4690 |
1657 |
계명을 스스로 지키고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26 | 추천 0 | 조회 4996 |
하느님의 사랑 | 2025.03.26 | 0 | 4996 |
1656 |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4815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0 | 4815 |
1655 |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4861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0 | 4861 |
1654 |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4997 |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0 | 49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