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나도 많이 아팠다 – 연중 제24주일
“나도 많이 아팠다”
9월 13일 / 연중 제24주일
제1독서 : 집회 27,30―28,7 / 제2독서 : 로마 14,7-9 / 복음 : 마태 18,21-35
오래전에, 한 수사님은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 수사님은 수도원장으로서, 수도원의 중요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수사님은 어려운 결정이었고, 수사님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총 책임자 수사님이 수사님의 결정을 상의 없이 뒤집어 버렸습니다. 수사님은 마음의 큰 상처를 입었고, 심장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수사님은 두 달간 시간이 날 때마다, 성당의 성체 앞에서 기도했습니다. 수사님의 고통을 주님과 나누는 시간이었습니다. 수사님은 마음속으로 고통을 겪으며, 예수님께서 느끼셨을 고통을 느꼈습니다. 2달간 한 없이, 성체 앞에서 기도하던 어느날 마음 속에 예수님의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도 많이 아팠다.” 수사님은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고, 마음 속 상처에서 깨끗이 털고 일어났습니다. 용서 될 때까지 기도했고, 주님께서는 수사님을 위로해 주셨습니다.
끊임 없이 용서의 은총을 청했기에,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봅니다. 베드로는 끊임 없는 용서에 대한 의구심이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마태 18,21)라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라고 하십니다. 이 말은 용서하고 말고를 따질 것이 아니라, 무조건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용서를 고민하지 말고, 늘 용서하라는 것입니다. 수사님은 예수님 말씀대로, 두 달간 끊임 없이, 기도 하면서, 용서할 수 있었습니다. 수사님이니까, 용서가 가능한 것이 아니라, 기도한다면, 누구나 가능합니다.
창세기 요셉도 큰 상처가 있었습니다. 막내 요셉은 아버지 야곱의 총애를 받아서, 형제들의 미움을 받았습니다. 형제들에게 죽을 뻔하다가 겨우 살아서, 이집트에 노예로 팔려갑니다. 그는 그곳에서도 누명을 쓰고 감옥에 들어갑니다. 그는 파라오의 꿈풀이를 해주면서, 재상 자리에 오릅니다. 이 때 기근이 들었고, 형제들이 이집트로 식량을 구하러 옵니다. 하지만 요셉은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형제들을 보고 용서합니다. 용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요셉의 하느님 인식입니다. 요셉은 자신을 이집트로 보낸 것이 형들이 아니라 하느님이라고 말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목숨을 살리시려고 나를 형님들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창세 45,4-5) “나를 이곳으로 보낸 것은 형님들이 아니라 바로 하느님이십니다.”(창세 45,8) “나에게 못된 짓을 꾸민 것은 틀림없이 형들이오. 하지만 하느님께서는 도리어 그것을 좋게 꾸미시어 오늘날 뭇 백성을 살리시지 않았습니까?”(창세 50,20) 하느님이 깊은 뜻으로 요셉의 인생에 개입하였다는 것을 안 이상 요셉은 형들에 대한 복수심과 증오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었습니다.
요셉의 용서는 하느님 섭리에 대한 인식을 느꼈기에 가능했습니다. 요셉은 형제들이 자신을 이집트 노예로 팔았을 때, 이집트에서 억울한 감옥살이할 때 “왜, 억울한 일을 겪어야 할까?”라는 질문을 수도 없이 했을 것입니다. 아무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그에게 그토록 엄청난 일들이 왜 계속해서 벌어져야 했는지 울부짖었을 것입니다. 요셉은 노예 살이와 감옥 살이를 하면서 하느님의 돌보심을 체험했고, 이집트 재상이 되기까지 하느님의 안배를 체험하면서, 자신의 인생을 하느님 안에서 해석했습니다. 우리가 받은 상처를 통해서 주님께서 주신 은총이 무엇인지 해석해 내는 순간, 요셉처럼 용서할 수 있게 됩니다. 요셉은 로마서 말씀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 곧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압니다.”(로마 8,28) 말씀을 마음으로 깨닫고, 신앙으로 응답했던 것입니다.(참조: 송봉모, 신앙의 인간 요셉, 바오로딸, 2019, 254-257)
두 달 간 성체 앞에 머물러 기도했던 수사님, 노예 살이, 감옥 살이 안에서도 하느님의 섭리를 깨달은 요셉. 두 분의 용서는 하느님의 도움의 손길로 가능했고, 단시간이 아니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영적으로 어려움에 처할 때 주님 앞에 기도한다면, 주님은 우리 마음안에서 그 타이르심을 전해주실 것입니다. “일흔 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마태 18,22)는 예수님의 말씀은 어려워 보이지만, 참으로 이루어지는 말씀이고, 우리에게 용서의 은총을 반드시 주십니다.
유튜브 영상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1663 |
골방에서 드리는 기도 – 연중 제1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6.18 | 추천 0 | 조회 352 |
하느님의 사랑 | 2025.06.18 | 0 | 352 |
1662 |
예수님 없이 아무것도 하지 못합니다 – 부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21 | 추천 0 | 조회 1838 |
하느님의 사랑 | 2025.05.21 | 0 | 1838 |
1661 |
부활의 증인 – 성 마티아 사도 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14 | 추천 0 | 조회 2753 |
하느님의 사랑 | 2025.05.14 | 0 | 2753 |
1660 |
말씀을 전하였다 – 부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5.07 | 추천 0 | 조회 3167 |
하느님의 사랑 | 2025.05.07 | 0 | 3167 |
1659 |
배반 예고 – 성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4.16 | 추천 0 | 조회 4529 |
하느님의 사랑 | 2025.04.16 | 0 | 4529 |
1658 |
말씀에 머무른다면 –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4.09 | 추천 0 | 조회 4689 |
하느님의 사랑 | 2025.04.09 | 0 | 4689 |
1657 |
계명을 스스로 지키고 – 사순 제3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26 | 추천 0 | 조회 4995 |
하느님의 사랑 | 2025.03.26 | 0 | 4995 |
1656 |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4814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0 | 4814 |
1655 |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4860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0 | 4860 |
1654 |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4997 |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0 | 499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