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꿈꾸는 구두 –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꿈꾸는 구두”
9월 26일 / 연중 제25주간 토요일
제1독서 : 코헬 11,9―12,8 / 복음 : 루카 9,43ㄴ-45
1995년 10월 11일, 40여 년 동안 수제화를 만들던 남궁정부 씨는 사고로 오른팔을 잃었습니다. 술을 한잔하고 지하철을 타다가 그만 선로에 떨어지고 만 것입니다. 그런데 병원에서 깨어보니 한쪽 팔이 없었습니다. 그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죽고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사흘째 되는 날부터 ‘그래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퇴원 후 그는 의수를 맞추러갔습니다. 그러자 보조기 가게 주인이 오랫동안 구두를 만들어왔으니 장애인용 구두를 만들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해왔습니다. 그는 바로 이거다 싶어 곧 일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한 손만으로 구두를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습니다. 구두 한 켤레를 만들기 위해 온몸을 다 쓰지 않으면 안 되었으며, 어떤 때는 칼질을 잘못해 허벅지를 찌르기도 했습니다.
그가 왼손을 자유자래로 놀리면서 구두 한 켤레를 만들게 된 것은 5년이나 지난 후였습니다. 그는 《꿈꾸는 구두 5만 켤레》라는 책에서 “내가 만들어준 신발을 신고 40년 동안 앉아만 있다가 처음 걷게 되었다는 사람, 맞는 신발이 없어 붕대를 감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자기 발에 꼭 맞는 신발을 갖게 되었다는 사람을 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돼 무척 기쁘다”고 말합니다.
만일 그에게 불행한 사고가 없었다면 그의 말대로 그는 그저 ‘예쁜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는 지금 ‘희망이라는 구두를 만드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 준 한마디, 2016, 비채, 298-300) 한쪽 팔이 없을 때는 너무나 고통스러웠습니다. 고통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그는 장애인용 구두를 5만 켤레나 만드는 꿈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어제도 수난 예고, 오늘은 두 번째 수난 예고입니다. 제자들은 스승이 죽게 된다는 말을 두 번째로 듣게 되었고, 몹시 두렵고, 불안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곧 죽게 될 것이다’ ‘하느님 나라를 이루실 분이신데, 어떻게 죽을 수 가 있지?’ 제자들은 예수님의 말씀이 너무 어려웠고, 두려운 마음에 묻지도 못했습니다. “그 뜻이 감추어져 있어서 이해하지 못하였던 것이다.”(루카 9,45) 죽음의 의미는 나중에 예수님께서 돌아가셨다가, 부활하신 뒤에야, 그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부활 하신 예수님께서는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고난을 겪은 뒤에 영광에 들어간다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제자들은 그때서야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게 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의 의미를 몰랐듯이, 우리도 우리 고통의 의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합니다. 때가 되서야 알게 됩니다.
저는 복음 묵상을 시작한지 딱 2달이 되었습니다. 매일 묵상을 준비하니, 많은 분들이 해주신 이야기가 기억납니다. “매일 하기는 쉽지 않을거야. 어려운 일이야.” 많은 분들이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묵상 글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좋은 결과들을 경험하면서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제가 만나는 분들의 어려움 속에서, 어려움을 신앙으로 연결해줄 수 있는 말을 전해줄 수 있었습니다. 신앙이 없는 분을 만났습니다. 저는 가톨릭 신앙이 대단하다고 말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 형제님이 가족을 죽인 사람을 성경 3번 필사 하며 용서하셨다고 했습니다. 인간적으로는 불가능한 일이지만, 신앙은 가능하게 해준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환자 분을 간병했던 분을 만났습니다. 간병하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나중에 예수님은, 아픈 사람 도와준 것은 ‘나를 도와준 것이다.’라고 하실 거라고 전했습니다. 그분의 얼굴이 밝아졌습니다. 복음 묵상 준비할 때는 몰랐지만, 삶과 신앙의 연결 고리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고통은 신앙을 통해 그 의미를 알게 됩니다. 제자들은 예수님께 인생을 걸었고, 예수님의 가르침을 들었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 고통의 의미를 몰랐습니다. 군사들이 예수님을 붙잡으러 오자, 제자들은 모두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갔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이 돌아가시고, 유다인들에게 목숨을 잃을까봐 두려워서 집안에 꽁꽁 숨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부활하심을 체험하고,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부활한 예수님을 만나고, 고통과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것을 알고 변했습니다. 제자들은 순교하기까지 복음을 선포합니다. 우리는 어렵고 힘든 고통을 마주하게 되고, 지금은 그 의미가 가리워져 있습니다. 고통은 단지 고통으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금은 가시 방석이라고 생각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꽃 방석임을 알게 됩니다. 지금 모든 고통의 의미를 알지 못하지만, 제자들이 나중에 부활을 체험하듯이, 언젠가는 그 의미를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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