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
9월 30일 / 성 예로니모 사제 학자 기념일
제1독서 : 욥기 9,1-12.14-16 /복음 : 루카 9,57-62
오래 전에 수도원에서 여름방학에 농촌 봉사 활동을 했습니다. 한 달 정도 경상북도 춘향에서 밭농사 일을 도와 드렸습니다. 낮에는 일하고, 숙소에 돌아와서는 식사를 준비하고, 기도 생활을 했습니다. 기도 생활과 일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시간을 보냈습니다. 어느 날 빨래 줄에 빨래를 걸어두었다가 다음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 티셔츠가 땅에 떨어졌고, 집에 있던 강아지가, 제 옷 위에서 밤새 편히 쉬었습니다. 그 옷에는 강아지의 털이 잔뜩 묻어 있었습니다. 저는 강아지의 채취가 담긴 티셔츠를 입기 싫었고, 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장상 수사님은 제게 ‘세탁해서 입으세요’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고민하면서, 한 가지 받아들여야 하는 의미를 찾았습니다. ‘청빈’이었습니다. 물질적인 소유에서 자유롭고, 재화를 아껴 써야 함을 생각했습니다. 작은 이유 때문에, 옷을 버리는 것은 맞지 않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고민이 아닌 문제일 수도 있지만, 저에게는 어려웠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것이 쉽지 않음을 기억합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을 따르는 길에 대한 설명입니다. 첫 번째 사람이 예수님을 따르겠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은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다고 하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전하시지만, 계속 이동하셨고, 고된 시간을 보내셨습니다. 이 말씀을 통해 상징적으로, 예수님을 따르는 것의 어려움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람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고 오겠다고 합니다. 세 번째 사람은 가족들에게 작별 인사를 전하겠다고 합니다. 지금 사회를 보면, 장례는 중요한 일이고, 예수님 시대에도 그랬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장례도 하지 말고, 가족과의 작별 인사도 허락하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데 있어서, 어떠한 이유도 있어서는 안 됨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체하지 말고, 예수님을 따르는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탈출기의 모세도 부르심의 지체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파라오의 고역에 짖눌려 힘든 처지에 있었습니다. 백성의 기도가 하느님께 닿았고,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파라오에게 가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이끌어 내라고 하십니다. 하지만 모세는 주님께 여러 가지 이유를 들며 못하겠다고 합니다. 모세는 사람들이 주님께서 나를 보내셨다는 것을 믿지 않으면 어떡하냐고 걱정합니다. 주님께서는 지팡이를 뱀으로 변화시키고, 나병의 손을 낳게 해주고, 물을 피로 변화시키는 표징을 보여 주십니다. 모세는 하느님의 강한 힘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말솜씨가 없어서 못하겠다고 합니다. 이에,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화를 내며 그의 형 아론을 통해서 모세를 돕게 하겠다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이 우리에게 하는 말씀에 모세처럼 못하겠다고 핑계를 대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합리적인 이유를 만들지만, 주님께는 그 이유가 합당하지 않습니다. “너는 내가 보내면 누구에게나 가야 하고 내가 명령하는 것이면 무엇이나 말해야 한다.”(예레 1,7)는 말씀처럼, 그저 따르라고 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저 단순한 응답을 바라시며 “나를 따라라” 하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르심에, 곧장 그물을 버리고 따랐습니다. 즉각적인 응답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각자의 자리에서 우리를 부르십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자꾸 합리적인 이유를 찾으며 따르지 않고, 게으름으로 미룹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참 어렵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꾸준히 우리를 우리의 자리에서 더 어려운 부르심으로 부르신다는 것입니다. “조금 더 나를 따라라.”고 부르십니다. 어느 정도 주님을 따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또 어려운 부르심으로 “나를 따라라”고 하십니다. 오늘은 예수님을 따름이 왜 어려운지 보았습니다. 우리의 양심 안에서, 예수님은 부르십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에 즉각적으로 따르고 있는지 아니면, 변화 없이 지금 자리에 머물고 있는지 돌아봐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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