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 –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
10월 24일 /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제1독서 : 에페 4,7-16 / 복음 : 루카 13,1-9
오늘 복음의 시작을 보면, 두 가지 사건이 언급됩니다. 하나는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학살한 사건이고, 다른 하나는 실로암 탑이 무너져 열여덟 사람이 희생된 사건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재난이 희생된 사람들의 죄와 연관된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당시 유다인들은 재앙의 원인을 인간이 지은 죄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죄를 지으면 현세에서 상응하는 벌을 받는 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불행은 그들의 죄 때문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죄가 없는 사람도 불행을 당할 수 있고, 죄가 있는 사람도 불행을 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나 갑자기 닥칠 수 있기에, 하느님의 심판이 있기 전에 회개하라는 말씀입니다. 오늘은 회개에 대해서 보려고 합니다.
가톨리 교회 교리서에서 회개는 삶 전체의 근본적 방향 전환이며, 온 마음으로 하느님께 돌아오고, 우리가 지은 악행을 혐오하고 악에서 돌아서서 죄를 짓지 않는 것으로 설명합니다.(가톨릭 교회 교리서, 1431항) 쉽게 말해서 회개는, 기존의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려고 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삶에서 변화하는 것은 참 어렵습니다. 우리에게 회개로의 변화가 왜 필요한 것인지 독수리의 이야기를 통해서 봅니다.
독수리는 30년 넘게 살게 되면 무뎌진 부리가 자라 목을 찌르고 날개의 깃털이 무거워져 날지 못합니다. 날카롭게 자란 발톱마저 살 속을 파고들어 죽을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됩니다. 이때 독수리는 본능적으로 이대로 죽을 것인가, 아니면 뼈를 깎는 고통의 과정을 밟아 새롭게 태어날 것인가 선택하게 됩니다. 만일 새 삶을 선택하면 6개월 정도 먹는 것도 포기하고 그 과정을 견뎌내야 합니다. 높은 산정에 둥지를 틀고 암벽에 수도 없이 부리를 쳐 깨뜨리는 아픔의 시간을 보내고, 다시 새 부리가 날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부리가 나면 발톱을 모두 뽑아내고 새 발톱이 자랄 때까지 또 기다려야 합니다. 그러고는 그 새 부리로 낡은 날개의 깃털도 뽑아내고 새 깃털이 자라 날갯짓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이때 독수리의 몸은 피범벅이 됩니다. 그런데도 독수리는 그 고통의 벽 앞에서 자신을 전부 새롭게 갈고 새 삶의 문을 엽니다.(정호승, 내 인생에 용기가 되어준 한마디, 비채, 2016, 22-23)
기존처럼 계속 살면, 독수리처럼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부리가 목을 찌르고, 날개의 깃털이 무거워지고, 발톱이 살을 파고 듭니다. 기존의 날지 못하는 나를 인식하고, 발톱도 뽑고, 깃털을 뽑는 과정이 회개의 과정입니다. 독수리가 새로운 삶을 준비하는 것처럼, 회개도 고통스럽습니다. 우리가 독수리처럼 새로운 삶을 살려면, 외부적인 조건이 주어져야 가능합니다. 우리의 마음은 완고하기에, 우리 스스로 우리의 잘못을 보기는 어렵습니다. 관계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조언을 통해 회개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저를 회개로 이끌어준 고마운 조언이 있었습니다. 한 수사님은 제게 “형제 수사님들이 본인을 어떻게 생각할 것 같아요?”라고 물어보셨습니다. 이 말을 들으면서, 함께 사는 형제 수사님들의 시선에서 저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형제애적인 공동체성이 부족함을 볼 수 있었습니다. 다른 조언은 “강론을 쓰고 계세요?”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복음 묵상을 꾸준히 하게 되었습니다.
회개는 주님 앞에서 나 자신을 성찰하면서, 그 성찰한 바를 실천하면서, 이룰 수 있습니다. 시편 말씀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느님임을 알아라.”(시편 46,1)를 기억하며 잠시 멈추고자 합니다. 다사다난한 일상에서, 앞만 보다 보면, 우리가 어디로 가는지, 내가 무슨 잘못이 있는지 살펴볼 겨를이 없습니다. 주님께서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서 하신 말씀을 지금 우리에게도 하십니다. 에제키엘의 말씀은 우리를 회개에로 초대합니다. 말씀을 보면서 마칩니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회개하여라. 너희의 모든 죄악에서 돌아서라. 그렇게 하여 죄가 너희에게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여라. 너희가 지은 모든 죄악을 떨쳐 버리고, 새 마음과 새 영을 갖추어라. 이스라엘 집안아, 너희가 어찌하여 죽으려 하느냐? 나는 누구의 죽음도 기뻐하지 않는다. 주 하느님의 말이다. 그러니 너희는 회개하고 살아라.”(에제 18,30-32)
유튜브 영상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추천 | 조회 |
1656 |
천사와의 만남 –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추천 0 | 조회 165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9 | 0 | 165 |
1655 |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230 |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0 | 230 |
1654 |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277 |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0 | 277 |
1653 |
새로운 복음의 방향 – 연중 제7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추천 0 | 조회 436 |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0 | 436 |
1652 |
청원 기도 – 연중 제6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추천 0 | 조회 431 |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0 | 431 |
1651 |
나쁜 생각을 물리치려면 – 연중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추천 0 | 조회 648 |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0 | 648 |
1650 |
시련의 의미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추천 0 | 조회 812 |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0 | 812 |
1649 |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이야기하였다 –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추천 0 | 조회 1401 |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0 | 1401 |
1648 |
말씀이 이루어졌다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추천 0 | 조회 1784 |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0 | 1784 |
1647 |
곰곰이 되새겼다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추천 0 | 조회 2658 |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0 | 26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