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눈먼 이와 바리사이의 태도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4-02 08:39

조회
3145

가해 사순 제4주일 (요한 9,1-41)

 

 

눈먼 이와 바리사이의 태도

 

  찬미예수님! 한 주간 동안 잘 지내셨나요? 사순시기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사순 제4주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통회와 회개는 한 순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주님의 부활을 준비하며 실천하고자 하는 것들이 있었다면 남은 사순시기 동안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 정성껏 주님께 봉헌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아주 긴 복음 말씀 가운데에서 예수님께 대한 두 가지 상반된 태도를 만나게 됩니다. 하나는 날 때부터 눈이 먼 사람의 태도이고, 다른 하나는 육적으로뿐만 아니라 영적으로도 잘 본다고 하는 바리사이들의 태도입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 태도를 보면서 우리는 과연 주님을 어떤 태도로 맞이하고 있는지 생각해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 눈먼 사람은 날 때부터 소경이었습니다. 빛을 본 적이 없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전까지는 사람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무시당하며 비굴하게 구걸하면서 하루하루를 겨우겨우 살아가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통해 앞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에게 다른 것은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자신이 빛을 볼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이 중요했습니다.

 

  그런데 이 현상을 겪고서도 바리사이들은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가 눈을 떴다는 사실 자체도 믿으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들을 불러 정말로 날 때부터 그가 소경이었냐는 유치한 질문마저 마다하지 않습니다. 모두가 다 아는 사실도 어떻게든 다른 핑계를 대서 그에게 일어난 일이 하느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고 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자신들이 지금껏 해왔던 모든 행동과 이야기가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지금까지 걸어왔던 길에서 다른 길로 ‘회개’하고 싶지 않은 것이죠.

 

  우리는 살면서 참으로 다양한 체험들을 합니다. 사소한 것부터 아주 큰 것들까지 우리는 일상의 모든 것들을 통해서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모든 것이 되시는 분이기 때문에,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을 통해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가끔 우리는 우리의 생각이나 뜻과는 다르게 섭리하시는 하느님을 만납니다. 영적으로 뭔가 좀 깨달은 사람들, 하느님께 정성을 다 하고 그분과 좀 더 가까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특히 더 그렇습니다. 그동안 내가 알고 겪어왔던 하느님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하느님을 만나게 되는 것인데, 우리는 어리석게도 그러한 하느님을 인정하기 어려워 합니다. 나의 신념이나 소신이 꺾이는 것 같고, 내가 그 동안 올바로 살아오지 않은 것처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회개하고자 한다면, 지난 과거에 우리가 어떻게 살았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들을 어떻게 살아나갈지가 중요합니다. 우리를 좋은 길로 이끄시는 하느님을 믿고 오늘부터라도 새롭게 빛의 길로 나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믿을 수 있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너는 이미 그를 보았다. 너와 말하는 사람이 바로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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