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동행 - 산. 들. 평화. 순례 피정(2019.10.6~9일 산들피정 후기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9-10-14 10:49
조회
89

아름다운 동행 평화순례 피정

<면형의 집 피정>

 

◈ OCT. 6th 2019 [피정 1]

∙ 공항에서 만나 피정 진행하는 신부님들 포스가 만만치 않다선글라스에 백팩을 장착한 신부님들과 만남입담과 재담을 겸비한 두 신부님들과 버스 동행으로!

∙ 첫 번째 황사평 성지간간히 뿌리는 여우비가 첫 번째 여정을 환영한다선조들의 참혹한 역사현장을 설명하는 신부님의 생생한 입담으로그리고 진한 감정으로 가슴은 먹먹하고 눈에는 이슬이첫 번째 방문부터 이러면 어쩌지전국 성지 순례의 첫 번째 여정이기도 하다그래서 그런지 도장 찍는 손에도 감정이 느껴진다.

∙ 두 번째 4.3평화공원” 제주의 슬픈 역사가 또 생생하게 전달된다한반도의 아픈 역사와 조선에서 이어진 한민족의 질곡의 역사를 제주가 전부 받아내어 오랜 기간 동안 아프고 또 아픈 상처투성이로 만들어 놓았나 싶다여기서는 또내가 제대로 알지 못해서그래서 다른 이들의 역사로 치부해버린 나의 편향된 지식과 편협한 사고의 한계로 또 회한의 눈물을 감추어본다.

∙ 면형의 집” 한국에서 설립된 최초의 수도원한국복자수도회의 피정 집제주의 풍요로운 하늘빛과 각종 수목들이 김대건 신부님의 동상과 함께 반겨준다살레시오 수도회에서만 몇 십년 피정하던 분위기와는 완전히 다른그래서 더 이국적인 남녘의 분위기에 매료되었다방을 배정받아 짐만 부려놓은 채매우 우아하고 풍요로운 걸음걸이로 사치스럽게 뜰을 거닐어본다산책을 마치고 나니 큰 상 벌여놓고 피정집의 맛난 저녁식사에 초대받는다첫날의 어색함을 해소해 주려는 두 분 수사신부님들의 재롱(??? 죄송하지만 솔직한그래서 나도 무장해제)에 가까운 레크레이션 지도,! 참석자들은 어린이 마음으로 잼잼과 율동새와 새집주먹-손바닥 놀이--용 게임 어린이 마음과 엄마의 관계 어린이 마음으로 예수님을 따르라는 담백한 말씀가톨릭 신앙인인 가져야 할 자세를 진지하고 쉬운 말로 전달해 주시는 베드로 신부님하루 종일 감정을 쥐락펴락그래도 심금을 울린다.

∙ 감사합니다그리고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랑의 마음을 전해드립니다.

 

◈ OCT. 7th 2019 [피정 2]

∙ 추자도 성지순례 가는 날배로는 편도 1시간 10분 정도가 되는 여정이다거의 기억이 없는 배 멀미가 걱정이기는 한데단체로 가는 여정이라 비교적 편안하다비 뿌리는 흐린 날씨에 분위기도 적절해서 한껏 여행하는 기분이다.

∙ 추자공소에서 드리는 미사는 또 헛헛한 마음을 더욱 침잠시킨다신앙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가난한 교회의 전형을 보면서 또 힘든 마음에 눈에는 이슬이 맺힌다추자도의 경제에 조금의 보탬이 되리라는 허울 좋은 명분에 속히 점심을 끝내고 짧은 시간에 나의 사치를 위해 커피 한잔에 몸을 쉬어간다.

∙ 황경한 묘에서 어머니 정난주 마리아의 신앙을 확인한다그리고 모정에 사무친 아들 경한의 애절한 사모곡을 들으며 또 한 번 눈시울을 적시는데신부님은... 또 엄마를 세 번씩이나 부르게 한다나의 엄마우리의 엄마그리고 성모님을 떠 올리며... 그러나 세 번째는 엄마를 크게 부르지 못하고 목소리가 흐느낌에 잦아든다.

∙ 관덕정의 짧은 방문은 아쉽지만제주살이 하는 동안 한 번 더 와 볼 수 있으니...

∙ 성무일도로 바치는 하루의 끝기도독서를 자청한 나에게는 오랜만에 아주 잠깐이라도 수도승이 되어본다이틀 내리 가는 곳마다 눈물이 어린 성지순례의 길에 주님께 그리고 두 분 신부님 (Fr. John & Fr. Peter)께 진한 사랑의 마음으로 감사드린다.

 

◈ OCT. 8th 2019 [피정 3]

∙ 수도자들과 함께 하는 아침기도 성무일도순교복자수도회의 독특한 기도 구절들이 눈에 뜨인다한국적인 가락 같기도 하고그래서 약간 익숙하지는 않은데또 감정에 휩싸여 아침부터... 일상에서도 적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그리고 아침미사와 하루 일정의 시작!

∙ 오랜만에 올레 7길을 걷는다외돌개 길에서 벌써 10여년 전에 가족과 함께 단란했던 그 때의 일상을 회상한다.

∙ 강정마을” 도착과 듣게 되는 문신부님의 애절한 강정마을 사랑 노래또 한 번 더 눈물이 시작된다강정마을을 설명하는 베드로 신부님의 진지한 설명과또 내가 몰랐던 진실을 늦게야 대하는 이 후회감은 어떻게 하나미사 내내그리고 문신부님의 애절한 목소리에 이번에는 눈물이 마구 쏟아진다에라그냥 감정에 쌓여보자강정마을 문화제에서 깃발을 높이 들고함께 하는 합창과 군무이 시간 내내 반쯤은 그 동안 죄송했던 마음을 되돌리는 시간이 되어 제 할 일을 한 듯하다문신님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고 다시 성지순례의 길로!

∙ 김기량 펠릭스 베드로” 복자를 만나다깊은 신심과 강인한 체력의 신앙 선조를 만나면서이 선조님들의 희생과 업적으로 편안한 신앙생활을 누리는 우리나는 우리 후손들에게 남겨줄 신앙의 유산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과연 나는 하느님 보시기에 참 좋을까본당 성가대에서 역할을 제대로 하는가성가만 잘 부르는 것도그저 꾸준히 잘 참석하는 것도단원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전하는 것도 전부 필요한데... 무엇이 가장 중요한가마르타와 마리아의 균형감도 가지고 있는가?

∙ 요한 수사 신부님의 말씀” 나를 버리고 납작 엎드려 주님살려 주세요” 하고 매달린다는 진솔한 말씀이 피곤한 육신과 나른한 정신을 화들짝 깨운다. (가시나무 가사가 문득 떠오른다.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살아가면서 자주 사막을 만난다는 말씀은 또 도시의 광야를 떠올리게 한다. “맞아단순한 성지순례 아니지피정 왔구나.” 다시 마음을 다잡고 이 소중한 순간을 내 것으로 만들려고 또 힘이 들어간다힘 빼고지금 다가오는 이 마음을 조금이라도 길게 가져 갈 수 있으면 좋겠다.

오랫동안 나를 잡아주고 깨우쳐 주시던그래서 사랑을 전해주신 신부님들수녀님들 그리고 수사님들을 떠올려 본다오늘은 당장 내 앞에 요한 신부님 계시지만오랜 기간 동안 자양분을 공급 해주신 감사한 성직자와 수도자님들그리고 함께한 형제님들에게 머리가 또 숙여진다.

 

◈ OCT. 9th 2019 [피정 4]

∙ 어제부터 옆자리에 앉았던 다니엘 형제와 아침부터 심하게 수다를 떨어본다첫 날부터 간간히 대화는 했지만 집중탐구는 어제셋째 날부터이다하는 일이 무엇인지신앙생활은 어떻게 하는지나의 경험과 그의 현재를 함께 공유하면서 형제의 대화가 계속된다첫 날부터 마음을 활짝 열어 둘 것을... 마지막 날에야... 하지만 지금이라도 충분히 참 좋다지금 가장 가까운 이웃과 나누는 진솔한 대화가 머뭇머뭇 하다가 봇물처럼 쏟아진다피곤한 몸도 지친 마음도 신부님들과의 만남 속에서 학습한 대화법(?)으로 힐링의 시간을 가진다.

∙ 성무일도가 조금은 더 익숙해졌다설명이 곁들여진 순교복자수도회의 영성도 잠깐 느껴 본다살레시안으로서 또 다른 수도회의 좋은 영성을 받아들이면 좋겠다.

∙ 아침 식사 이후에 3일을 정리하는 영상 속에서 또 다가오는 회한의 마음에눈시울이... 주책없이내 속에는 아직도 흘려보낼 감정이 많구나감사와 기쁨 그리고 막연한 그리움이 그저 감사할 뿐이다그래도 또 이 비타민이 당분간은 나를 지탱시켜줄 큰 힘이 될 것이라 희망한다.

∙ 새미 은총의 동산에서는 몇 년 전에 와봤던 이시돌 목장의 분위기와는 또 다르다베드로 신부님은 마지막까지 열정적으로 투혼을 불태우며 분위기 잡고 설명에 여념 없다툭 트인 동산에 놓인 여러 가지 조형물에 생생한 스토리를 넣어서 조각물들이 살아 움직인다제주 사는 동안 한 번 더 와서 그 기억을 되살리기로 마음먹으며신부님 말씀에 귀 기울인다마지막 날이 주는 여유와 아쉬움이 교차한다.

∙ 대정성지 (정난주 마리아 묘소)”. 추자도에서모자간의 어렵고 힘들었던 세월을 설명해 주셨던 기억을 되새기며순례자의 기도를 드린다첫 날보다 훨씬 편안하게감정이 이완되고 미래의 신앙생활을 막연히 그려본다그리고 마지막 날이라는 아쉬움이 자꾸 앞선다.

∙ 김대건 순례길과 용수성지”. 순례길 걷기에 더해진 올레길에서지난 봄 까지 걸었던 해파랑길 770km를 떠올려본다그 길에서 만났던 한국의 산과 바다를 다시 한 번 느끼면서 힘찬 기운이 쏟아난다그 때처럼 지금도 이번 나흘을 마음과 가슴에 새긴다.

∙ 공항으로 가는 길은 그냥 편안하게 꿈속에서 주님을 만난다함께한 시간 속에서 감사의 기도를 드리며또 다음의 순례길을 기대한다.

∙ 그리고 주님과 만나게 해주신 두 분 신부님들에게도시간을 허락해준 가족들에게도 감사드린다또 이 시간을 선택하게 해준 주님감사합니다.

 

◈ OCT. 10th 2019 [피정 끝난 다음날]

∙ 아쉬움의 시간에주교좌 중앙성당에서 기도하고관덕정을 거닐며 지난 시간을 반추하고마음에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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