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말씀이 이루어졌다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1월 9일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제1독서 : 1요한 4,19―5,4 / 복음 : 루카 4,14-22ㄱ
오늘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이면 항상 회당에 가셨다는 말을 통해, 일상적으로 모든 유다인이 하던 관습에 순응하셨음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회당 전례 안에서 성경 말씀은 모세 오경과 예언서를 택했습니다. 예언서 봉독하는 순서가 되었을 때, 예수님 자신이 예언서를 읽으시려고 읽어서십니다. 성경을 읽을 때는 일어서셨고, 가르칠 때는 앉으셨습니다.그리고 이사야 예언서의 두루마리가 전해집니다. 루카는 그분이 찾으셨다라는 말을 통해 예수님 자신이 봉독할 성경을 선택하셨음을 보여줍니다. 지정된 내용이나 펼쳐서 나온 부분이 아니라, 찾아서 읽었다는 표현으로 선별된 내용에 초점을 맞추게 됩니다. 이사야서의 말씀으로, 하느님으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고 메시아가 되신 예수님이 구원을 선포하고 실현한다는 내용입니다.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통해 구원을 베푸신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기 시작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이는 이사야가 예언한 구원이 예수님의 오심으로 성취되었다는 뜻입니다. 예언의 말씀이 예수님의 오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은 모두 그분을 좋게 말하며,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은총의 말씀에 놀라워하였다. 놀라워하다라고 번역된 말은 본래는 무엇에 대하여 이상히 여기다는 뜻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놀라며 이상히 여겼다는 것입니다. 아직 군중들은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라는 말씀을 이해하기는 부족한 것입니다.
성경 말씀을 대하면서, 오늘 군중들처럼 놀라고 이상히 여기며 이해하기 부족한 때가 많습니다. 오늘 독서 말씀은 우리의 관계 안에서 우리에게 전해주는 말씀입니다.
누가 “나는 하느님을 사랑한다.” 하면서 자기 형제를 미워하면, 그는 거짓말쟁이입니다. 눈에 보이는 자기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그분에게서 받은 계명은 이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형제를 미워하며 거짓말쟁이이고, 형제를 사랑하지 않으면 하느님을 사랑할 수 없고,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형제도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어려운 말씀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은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사야 55장 11절을 보면 또 이루어진다는 말씀입니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나의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하느님의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이웃 사랑으로 나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예화를 마지막 피정이란 책에서 전해드립니다.
요한 바오로 1세 교황께서 착좌하신지 며칠 안 되어 어린이들에게 직접 교리를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교리 교육 주제는 하늘나라와 지옥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교황님은 지옥을 가리켜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들로 그득한 식탁이 있는 곳이라고 설명하십니다. 식욕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들이 빼곡히 식탁에 놓여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지옥의 식탁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하나 있습니다. 이 맛있는 음식들을 직접 입에 집어넣기에는 수저와 포크가 너무 크다는 것입니다. 결국 지옥이란 곳은 눈앞에 맛있는 음식이 있어도 스스로 먹을 수가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지옥에 떨어진 이들은 모두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하늘나라에서 도 똑같은 식탁에 똑같은 음식들이 차려져 있습니다. 수저와 포크의 크기도 똑같습니다. 지옥과 다른 점은 딱 하나입니다. 하늘나라에서는 사람들이 눈앞의 음식을 자기가 먹으려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먹여 준다는 겁니다. 그래서 하늘나라는 사랑과 내어 줌의 왕국이고 지옥은 이기심의 왕국입니다. 지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자기 자신만을 바라봅니다. 하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이웃을 바라봅니다. 이것이 바로 하늘나라와 지옥의 차이점 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순식간에 하늘나라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접시나 포크, 수저나 사람을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나의 생각과 행동만 바꾸면 됩니다. 지금 나는 이웃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 주면서 살고 있습니까? 아니면 오직 나만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까?
저는 이 책을 보면서, 과거에 이기적이라고 직언을 해주신 분이 생각이 났고, 또 오늘 독서 말씀을 보면서, 이웃 사랑에 대한 부분도 같이 보게 되었습니다. 오늘 독서의 요한 서간도 여러번 보게 된 말씀인데, 새삼 다르게 다가옵니다.
사막의 마카리오의 말도 이해가 됩니다. “여러분은 이해할 수 있는 분량에 만족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도록 애쓰시오. 그리하면 이해되지 않은 채 남아 있던 바가 여러분의 영에 밝히 드러날 것입니다.”
지금 당장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믿음으로 실천하다 보면, 알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오늘 이 성경 말씀이 너희가 듣는 가운데에서 이루어졌다.” 때론 이해하기 어렵고, 무시하고 싶기도 하고, 두려운 말씀이 전해지기도 합니다. 항상 따뜻하고 위로의 말만 선택적으로 취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마음에 이루시려고 다가온 말씀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미사 전례 안에서 성경 통독 가운데 우리에게 전해진 말씀이 오늘 우리 가운데에서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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