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자비
연중 13주간 목요일
독서 창세 22,1-19 복음: 마태 9,1-8
사람은 살아가면서 몸이 아플 때가 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를 기억해 보면 몸이 아프니 마음도 편치 않습니다. 몸과 마음이 함께 움직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중풍병자도 몸과 마음이 너무 고통스러웠을 것입니다. 더욱이 당시 유다인들은 ‘모든 병은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 죄가 용서받기까지는 그의 병은 낫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유다인들의 사상으로 중풍병자는 그의 죄가 용서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몸도 불편하지만 마음의 고통으로 무거운 짐을 지고 살게 됩니다. 또한 죄인이라는 생각에 죄책감으로 사로잡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중풍 병자를 치유해 주십니다. 죄책감으로 하느님과 멀어지고 있는 중풍병자의 산란한 마음을 치유해 주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이 말씀으로 중풍병자는 놀라운 변화를 체험합니다.
어떻게 보면 당시 유다인들의 사상으로 중풍병자는 평생 나을 수 없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너는 죄를 용서 받았다’하신 말씀으로 중풍병자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즉 몸도 자유로워졌고 마음도 자유롭게 되어 이제는 스스로 일어날 수 있고 걸을 수 있습니다. 특히 마음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동안에는 죄의식 속에서 올바로 하느님을 볼 수 없었지만 이제는 하느님을 향한 여정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죄책감 안에서는 죄를 용서받기 위해 제물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오늘 1독서에 나오는 것처럼 제물도 하느님께서 주십니다. 자비하신 하느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라고 말씀하십니다(마태9,13). 중풍병자에게도 어떤 조건을 내세우지 않으십니다. 단지 중풍병자의 아픈 마음을 치유해 주시고 자비를 베풀어 주십니다.
따라서 자비로움을 소홀히 하며 제도와 의식에 매달리는 자세에서 자비를 베푸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배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또한 오늘 복음에서 중풍 병자를 다른 사람들이 예수님께 데려 왔듯이 고통 속에 있는 이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와 같은 자비로운 마음은 자신과 이웃모두가 내면의 변화를 체험하며 하느님께 향한 여정의 길을 걷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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