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눈의 열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4-27 10:53

조회
2458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제1독서 사도 3,1-10

복음 루카 24,13-35

 

† 사랑합니다

 

 

 오늘 복음은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두 제자의 말씀입니다. 제자 두 명은 예수 부활에 대한 천사 발현의 소식까지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수의 부활을 믿으려 하지 않습니다. 더욱이 예수께서 그들에게 나타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수를 알아 뵙지 못합니다. 그들은 엠마오에 도착하여 빵을 나눌 때에 비로소 눈이 열려, 그 분이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이시라는 것을 깨닫고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게 됩니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에 관한 복음 말씀은 저로 하여금 스승 수도승과 제자 수도승의 ‘낮과 밤에 대한 대화’가 생각나게 해줍니다. 스승 수도승과 제자 수도승은 광야에서 밤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스승께서 제자에게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를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제자는 한 참을 고민한 끝에 멀리 있는 짐승을 보고 그것이 개인지 양인지를 분별할 수 있으면, 그 때가 밤이 끝나고 낮이 시작되는 때라고 대답하였습니다. 하지만 스승은 ”좋은 대답이지만, 스승이 생각한 답“은 아니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스승은 제자를 유심히 살펴보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사람 눈을 들여다 볼 때 형제나 누이가 보이면 아침이 밝은 것이고, 형제도 누이도 보이지 않으면 아직 캄캄한 밤중이라네.“

 

 

 스승의 대답은 부활이란 우리들의 눈에서 형제가 보이는 아침의 때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지난 부활성야 복음에서 예수께서는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마태28,10) 하시며 우리를 “형제”라고 불러 주십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는 천사의 발현을 통해 예수의 부활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들은 예수의 부활체험을 통해 우리의 참된 형제인 예수를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열립니다.

 

 

 그리고 예수께서는 부활체험을 하지 못한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오라고 초대를 하십니다. 갈릴래아는 예수께서 복음을 선포한 곳이자, 하느님의 뜻을 실천한 곳입니다. 그리고 갈릴래아는 제자들의 삶의 자리, 즉 그들의 고향과 가정이 있는 곳입니다. 바로 그곳에서 예수께서는 우리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갈릴래아로 우리를 부르시는 예수께서는 우리들이 삶의 자리에서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을 믿으며,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께서 선포하시며, 실천하신 그 길을 걸어가며 부활의 참된 기쁨을 체험하기를 원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제자들은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루카24,21)의 말씀처럼 예수로부터 자신들만의 욕심과 사욕을 채우고자 하는 원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나 자신만의 이기적인 욕심과 사욕으로 인하여 그분이 누구이신지 눈이 가려 예수를 알아보지 못하고 부활의 참된 기쁨을 체험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를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들의 삶의 자리에서 예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잊지 않으며, 내 이웃과 형제들로부터 예수를 알아보고 사랑을 실천하며 영원한 생명의 기쁨을 체험하는 것이 바로 부활의 체험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나만을 생각하며 나만을 위한 삶은 우리들의 눈이 가려져 내 주위의 이웃과 형제들을 바라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삶의 자리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예수를 결코 만날 수도 없습니다. 오늘 하루 우리를 부활의 기쁨으로 초대하시는 예수의 부르심에 응답하며, 내 이웃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열려, 부활하신 주님을 체험하는 은총의 하루가 되시기를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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