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섬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5-19 21:39

조회
1828

가해 부활 제4주간 목요일 (요한 13,16-20)

 

 

섬김

 

찬미예수님! 여러분들 혹시 ‘손님은 왕이다’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이 말은 대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적용되는 말인데, 손님을 대할 때 왕을 모시듯이 깍듯하고 정성스럽게 대하라는 뜻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에 어느 가게를 가든지 서비스가 좋지 않으면 별로 가고 싶은 생각이 없어집니다. 그만큼 우리는 서비스 문화에 익숙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서비스라는 것은 말 그대로 ‘봉사’를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 말은 본래 라틴어 ‘servire’라는 말에서 파생되었습니다. 라틴어 ‘servire’는 ‘섬기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은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다.”하고 말씀하실 때 사용된 단어가 바로 ‘servire’입니다. 즉, 오늘날 서비스라는 것은 원래 섬기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는 누구를 섬기고 있습니까? 가게의 직원이 손님을 섬긴다면, 그는 손님의 종노릇을 하는 것입니다. 손님을 왕처럼 대하고 자신은 종처럼 낮아지는 것이 바로 섬김, 곧 서비스의 기본이기 때문입니다. 섬김을 받는 사람은 주인이고, 섬기는 사람은 종이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어느 대상을 섬긴다면 우리는 그 대상의 종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종이 주인보다 높을 수 없습니다. 종이 주인보다 높아지려고 하는 모습을 오늘 복음에서는 이렇게 전합니다. “제 빵을 먹던 그가 발꿈치를 치켜들며 저에게 대들었습니다.” 이 말씀은 두말할 것도 없이 유다를 가리켜 하신 말씀이었고, 우리는 그의 종말이 어떻게 되었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섬긴다고 하지만, 어떤 때에는 돈을 섬길 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직장 상사와 같이 나보다 힘이 있는 사람을 섬길 때도 있고, 어떤 때에는 능력과 재능을 섬길 때도 있습니다. 만약 우리가 사랑하기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이라면 참 다행입니다. 왜냐하면 사랑하기 위해서 나를 낮추는 것은 예수님께서 보여주셨던 모습이고, 바로 그곳에 하느님께서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사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면 우리는 엉뚱한 것의 종살이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그분의 종입니다. 그런데 그분께서는 종과 같이 작은 우리를 ‘친구’라 부르시고, 우리를 위해 당신의 목숨을 내어놓으셨습니다. 우리가 모시는 주인님은 오히려 섬기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주인이 섬기러 오신 것이니, 종과 같이 작은 우리도 그분께서 하신 대로 섬기는 모습을 배워야 합니다. 그분께서 섬기러 오신 이유는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서로 섬기고, 또 하느님을 섬기는 이유도 사랑 때문이어야 합니다. 그 밖에 다른 이유나 목적이 있다면 우리는 엉뚱한 것의 종이 됩니다. 교회 안에서 베드로의 자리를 차지하시는 교황님들은 전통적으로 스스로를 가리켜 “하느님의 종들의 종”이라고 지칭합니다. 이 말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오늘 하루 되새겨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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