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필립보의 예수님께 관한 오해
오늘 복음에서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예수님께서는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필립보는 예수님과 함께 오랫동안 지내왔음에도 불구하고 하느님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고 청하고 있습니다. 필립보는 하느님 아버지를 뵙고 싶어하는 인간의 가장 깊은 갈망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필립보는 그 인간의 가장 깊은 갈망을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채워주실 수 있으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필립보가 가지고 있는 깊은 갈망은 인간적인 모습에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요한 복음 13장 36절에 베드로가 예수님을 모른다고 할 것을 예고하시는 성경 말씀에서 베드로는 예수님께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질문을 합니다.
베드로의 질문은 필립보와 마찬가지로 인간적인 모습에서 물을 수 있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께서 떠나가신다는 것이 하느님께 돌아간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였기에 ‘주님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물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필립보는 무엇을 이해하지 못하였기에 가까이 계신 예수님께 아버지를 뵙게 해 달라고 청하여 물었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필립보는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전 생애, 즉 예수님의 말과 행동을 통하여 당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낸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것입니다. 필립보는 하느님께서 당신의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는 것은 예수님의 전 생애의 삶이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습니다.
우리는 성부와 성자와 성령 이 세가지 위격은 한 몸이시다는 삼위일체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생각하기에 하느님과 예수님은 한 몸이시면서도 예수님은 가까이 계신 듯이 생각되지만 하느님은 멀리 계신 것처럼 생각됩니다.
하느님은 주님의 기도에 나오는 것처럼 하늘에만 계신 것 같이 멀리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느님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어떤 모습인지도 알 수가 없으며 그분의 목소리가 베이스처럼 굵직한 저음인지 아니면 보통 목소리인지 아니면 소프라노 같은 높은음인지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하늘이 아니라 지상에 내려오셨고 또한 인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우리는 집에서나 성당에서나 직접 눈으로 십자가에 매달려계신 예수님을 볼 수 있고 제자들과 함께 삶을 사셨던 예수님의 목소리를 복음의 말씀을 통하여 사람이 내시는 목소리처럼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안에서 삶이 힘들고 지칠 때 힘과 용기를 얻고 싶을 때 하느님을 찾을 때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은 우리에게 눈에 보이지도 음성도 들을 수 없기에 십자가에 달리신 예수님을 보며 기도하고 기도안에서 하느님이라는 이름을 부르기보다는 예수님을 더 쉽게 부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더 가까이 계신 것 같고 우리의 기도 소리를 가까이에서 들어주실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예수님 또한 인간의 모습으로 지상에 내려 오셨지만 하느님의 아들이며 구세주이시며 곧 하느님이십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찾는다고 해서 하느님을 찾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또 우리가 예수님의 목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듣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본다고 해서 하느님을 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말씀하고 계십니다. 나를 본 것이 곧 아버지를 본 것이다. 우리는 오늘 예수님께서 하신 이 말씀을 그 신앙으로 믿고 고백하고 살아가며 하느님을 온전히 사랑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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