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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교구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부활메시지
부활의 기쁨, 희망, 평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주 예수님께서 온갖 어둠을 몰아내시고 죽음을 이긴 구원과 사랑의 승리자로 오늘 우리 가운데 오셨습니다. 무덤을 막았던 육중한 돌들을 밀쳐내시며 새로운 생명의 길을 방해하는 모든 장애를 물리치시고 부활의 새 아침을 여셨습니다. 너무나 부당하고 억울하게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너져버린 듯했던 처참하고 절망적이고 어두웠던 그곳에서 찬란한 광채의 부활한 생명이 움터 나오리라고는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세상과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구원과 사랑의 놀라운 승리입니다. 우리는 이 엄청난 구원과 사랑을 노래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통과 아픔과 슬픔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 참 기쁨을, 절망과 좌절로 실의에 빠진 사람들에게 참 희망을, 미움과 분노와 원한의 상처로 서로 갈등하며 갈라져 있는 사람들에게 참 평화를 주시는 부활하신 그분께 우리는 감사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고통과 아픔과 슬픔 중에 있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정신적 육체적 질병에서 오는 고통과 아픔, 생활고로 인한 갖가지 시련과 환난, 혼자서는 도저히 견디어 내기 힘든 인간적인 온갖 두려움과 근심, 걱정 등으로 슬픔 중에 있는 이웃들이 많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들을 당신의 사랑 안에 초대하시고 우리에게도 그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도록 사랑의 계명을 주셨는데, 그 이유는 당신의 기쁨이 이들과 우리 안에 충만하게 하려는 것 이외에 다른 것이 아니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요한 15,11 참조)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통해 우리의 모든 고통과 아픔과 슬픔을 당신이 대신 짊어지고 가셨습니다. 우리들의 십자가를 대신 짊어지고 가심으로써 고통과 아픔과 슬픔 대신 아무도 빼앗지 못할 부활의 기쁨, 참 기쁨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셨습니다.’(요한 3,16) 죽음보다도 강한 이런 사랑이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드러났으며 이 세상에도 드러났습니다. 우리가 이제 고통과 아픔과 슬픔 중에 있는 사람들과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함께 하고 그들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부활의 기쁨을 세상에 드러내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될 것입니다. 고통과 아픔과 슬픔에서 참 기쁨으로 건너가게 하는 것, 이것이 우리 부활의 증인들이 해야 할 일이 될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 때 사람들은 좌절하기 쉽고 절망의 늪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 살아갈 보람은커녕 살아갈 이유조차 찾지 못하고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회적 경제적 양극화 현상의 심화로 많은 사람들이 상대적 박탈감에 젖어 실의에 빠져 있고 절망감에 사로잡혀 있습니다. 지난 3월 15일자로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서민들의 이런 삶은 더욱 더 심화될 것입니다. 특히 지역 농민들의 삶이 더욱 어려워질 것입니다. 실제로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찾아봐야 할 것입니다. 물질적인 차원의 지원뿐만 아니라 교회 차원의 영적인 도움도 필요할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보이는 것만을 두고 희망하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희망하기에 어떠한 경우에도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릴 줄 알며 현세의 여러 어려움도 잘 극복할 줄 압니다. 하느님만이 우리의 희망이시고(에페 2,12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우리에게 생생한 희망을 주셨기 때문입니다.(1베드 1,3 참조)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이런 부활의 희망을 세상에 전하는 일을 소홀히 하지 않음으로써 세상을 살만한 곳으로 바꾸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절망과 좌절이 있는 그곳에 참 희망을 심어야 할 것입니다.
양극화 현상과 함께 사회적 갈등도 심각합니다. 남·북 분단으로 고착된 이념 갈등도 있습니다. 이러한 갈등들을 푸는 데 앞장서야 할 정부와 정치권은 오히려 갈등을 부추기고 조장하기까지 하는 인상을 주고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올해는 총선과 대선이 함께 있는 해라서 이런 갈등의 골은 더 깊어져 서로가 주고받는 상처가 더 커지지는 않을지 염려됩니다. 평화롭기만 하던 제주 강정 마을이 미움과 분노로 가득 찬 갈등의 공동체가 되어버리는 작금의 상황을 지켜보면서, 사회적 갈등의 결과가 얼마나 가슴 아프고 불행한 일인지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신 첫 말씀은 평화를 기원하는 인사였습니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요한 20,26) 제자들을 참 평화를 전하는 사도로 세상에 파견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참 평화란 세상이 주는 평화와는 다릅니다. 사도 바오로가 말한 대로, 그리스도 자신이 바로 우리의 평화가 되십니다.(에페 2,14) 그 평화는 그분께서 스스로 몸을 바쳐 이루신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그분께서는 십자가를 통하여 갈라서고 등을 돌린 양쪽을 당신의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고 서로 간의 적개심을 없애신 평화이기 때문입니다.(에페 2,16 참조) 우리가 진정으로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이런 평화를 이루려고 한다면 강정 마을의 평화도 되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부활의 큰 기쁨과 희망과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하기를 빕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교회는 이러한 부활의 선물들을 세상에 전하도록 여러분들을 파견합니다.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주 예수님, 어두운 무덤을 막았던 그 육중한 돌들을 모두 치우시고 부활의 찬란한 새 아침을 여신 그분께서 친히 여러분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2년 부활 대축일에,
천주교 안동교구 교구장 권혁주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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