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원수를 사랑하여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14 08:40

조회
1976

가해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마태 5,43-48)

 

 

원수를 사랑하여라

 

  찬미예수님! 어제와 오늘, 계속해서 우리가 접하는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참된 행복을 말씀하셨던 산상설교에 이어지는 부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그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가르침들을 우리에게 내려주셨습니다. 사람들은 그 가르침을 듣고 놀라워했습니다. 그런데 2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가르침들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44) 이 말씀은 정말 놀라운 말씀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사람이 자기 원수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원수를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대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부모를 죽인 원수를 사랑한다고 할 때에, 우리는 그가 대단하다고 하기보다는 부모를 저버린 나쁜 놈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회사를 망하게 한 사기꾼, 가정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악덕 사채업자들을 우리 시대의 원수라고 할 수 있다면, 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이 말씀은 아버지의 사랑이 완전하고 우리의 사랑도 아버지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사랑에 대하여 우리가 이야기할 때,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인간적인 사랑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이 이웃에게 전해지고, 그 사랑으로 다시 하느님을 사랑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는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라고 요한 사도께서는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사랑도 완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잘 해주는 사람, 우리와 친한 사람하고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쁜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익숙한 사랑만 하려고 한다면, 우리의 사랑은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사랑이 부족합니다.’ 만약 우리의 사랑이 부족함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랑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 껄끄럽고 짜증나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배워나가야 합니다.

 

  앞서 제가 매국노, 사기꾼, 악덕업자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가 이들을 사랑하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내 형제, 가족들, 이웃들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합니다. 원수는 나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전체 1,655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추천 조회
1655

듣고 믿어서 회개함 –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12
|
추천 0
|
조회 75
하느님의 사랑 2025.03.12 0 75
1654

먼지로 돌아감 – 재의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3.05
|
추천 0
|
조회 155
하느님의 사랑 2025.03.05 0 155
1653

새로운 복음의 방향 – 연중 제7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26
|
추천 0
|
조회 227
하느님의 사랑 2025.02.26 0 227
1652

청원 기도 – 연중 제6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9
|
추천 0
|
조회 357
하느님의 사랑 2025.02.19 0 357
1651

나쁜 생각을 물리치려면 – 연중 제5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12
|
추천 0
|
조회 536
하느님의 사랑 2025.02.12 0 536
1650

시련의 의미 –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2.05
|
추천 0
|
조회 727
하느님의 사랑 2025.02.05 0 727
1649

사람들이 곧바로 예수님께 이야기하였다 – 연중 제1주간 수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15
|
추천 0
|
조회 1233
하느님의 사랑 2025.01.15 0 1233
1648

말씀이 이루어졌다 – 주님 공현 대축일 후 목요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9
|
추천 0
|
조회 1386
하느님의 사랑 2025.01.09 0 1386
1647

곰곰이 되새겼다 –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

하느님의 사랑
|
2025.01.01
|
추천 0
|
조회 2090
하느님의 사랑 2025.01.01 0 2090
1646

말씀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 주님 성탄 대축일 – 낮 미사

하느님의 사랑
|
2024.12.25
|
추천 0
|
조회 4295
하느님의 사랑 2024.12.25 0 4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