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숨겨진 덕행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18 23:00

조회
1877

가해 연중 제25주간 월요일 (루카 8,16-18)

 

 

숨겨진 덕행

 

  찬미예수님! 오늘 우리는 굉장히 알아듣기 어려운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문장 하나하나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논리적으로 앞과 뒤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 파악하기가 어려운 것입니다. 오늘 복음 말씀을 다시 한 번 보겠습니다. 처음에 예수님께서는 누구도 등불을 숨겨두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그 빛을 볼 수 있도록 위에 둔다고 하시면서,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이라고 하셨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다음에 예수님께서는 뜬금없이 그렇기 때문에 가진 자는 더 받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줄로 여기는 것마저 빼앗긴다고 하셨습니다. 숨겨진 것이 드러나는 것과 가진 자가 더 받는 것, 그리고 없는 자가 빼앗기는 것, 이것이 무슨 연관이 있는 것일까요?

 

  예수님께서는 마태오 복음 6장 3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 이 말씀은 우리가 영원한 생명을 위해 쌓는 공덕을 감추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그렇게 하면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께서 그것을 모두 갚아주실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신앙 생활, 또는 영성 생활을 해 나간다고 할 때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덕행을 쌓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삶은 모든 덕의 근본이신 분을 따라가는 삶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감추라고 하셨습니다. 덕이 많음을 사람들 앞에서 드러내면 우리는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존경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으로부터는 받을 것이 없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덕행을 숨기고 하느님께 드린다면 우리는 사람들에게 어떤 인정이나 존경을 기대할 수 없겠지만, 그보다 더 큰 하느님의 인정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가진 자가 더 받는다는 주님의 말씀의 의미입니다. 우리에게 숨겨진 덕행이 많이 있다면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그보다 더 큰 것을 더 받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숨겨진 덕행이 없다면, 우리가 쌓았다고 생각하는 덕행의 공로마저 다른 이들에게 빼앗기게 됩니다. 어쩌면 악마에게 빼앗길 지도 모릅니다. 덕행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다가 교만에 빠져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덕행을 숨길 때에 우리는 어쩌면 억울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패배감마저 느낄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적으로 볼 때 그렇게 덕을 쌓지 않은 사람들이 오히려 더 잘 사는 것처럼 보이고, 사람들 안에서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예수님의 말씀을 가슴에 새기십시오. 숨겨진 것은 드러나게 마련입니다. 우리는 모두 이태석 신부님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신부님께서 평생을 두고 쌓았던 덕행은 살아계실 때에는 잘 몰랐지만, 돌아가신 뒤에 사람들에게 조금씩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아마 신부님께서는 그 모든 공로를 하늘에서 넘치도록 받으셨을 것입니다. 정녕 숨겨진 덕행을 가진 사람은 하늘에서 더 받고, 그것이 없는 사람은 쌓았다고 생각했던 덕행의 공로가 다른 이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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