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모세와 예수 그리스도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12-27 20:24

조회
1707

나해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 (마태 2,13-18)

 

 

모세와 예수 그리스도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탄팔부축제 3일째입니다. 교회에서는 오늘 28일을 죄 없는 아기 순교자들 축일로 지내고 있습니다. 그 내용은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가 들은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오늘 복음 말씀을 들으면서 한 가지 의문을 갖게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은 우리에게 큰 경사이고, 예수님께서는 우리 모두를 영원히 살게 하시려고 오셨습니다. 그런데 왜 예수님의 탄생으로 죄 없는 수많은 어린 아이들이 무참히 살해당해야만 했을까요? 하느님께서 원하신 것일까요? 아니면 하느님께서 계획하신 일일까요?

 

하느님의 계획이 무엇인지 성령께서 가르쳐주시기 전에는 사람이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예수님의 탄생을 막기 위해 많은 어린 아이들이 살해되는 이 사건이 전무후무한 사건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럼 언제 또 이런 사건이 있었습니까? 네, 바로 구약에서 모세가 바로 이러한 사건을 겪고 살아난 사람이었습니다.

 

탈출기 제1장과 2장에서는 모세의 탄생 이야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에서 살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의 축복으로 크게 불어나자, 이를 경계한 이집트 왕은 더 이상 이스라엘 백성이 번성하지 못하도록 히브리 여인이 아이를 낳을 때에 사내아이는 모두 죽이도록 명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모세의 어머니는 모세가 하도 잘생겨서 아이를 살리기 위해 왕골상자에 넣어 강물에 띄웠습니다. 그리고 모세는 파라오의 딸의 눈에 띄어 살게 되었죠.

 

자, 그럼 구약시대에 있었던 이러한 참변이 예수님의 탄생 때에도 벌어졌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바로 여기에서 마태오 복음의 특징이 드러납니다. 마태오 복음의 특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오늘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구약의 예언의 성취입니다. 마태오 복음은 유난히 어떤 사건을 성경 말씀이 이루어지기 위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께서 구약시대에 기다려온 메시아이심을 증명하기 위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 오시기 전에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느님의 구원을 가져다 준 사람이 누구였습니까? 네, 바로 모세입니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홍해바다를 건너 이집트에서 탈출시킨 장본인이었고, 하느님의 계명을 직접 받아 이스라엘 백성에게 전한 하느님의 사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세의 권위는 절대적이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제 모세가 태어날 때의 상황이 재현되고 있습니다. 마태오 복음에만 등장하는 이 사건은 이제 모세를 넘어서는 진정한 우리의 구세주께서 태어나심을 역설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진정한 우리의 구세주의 탄생이라는 것을 이 죄 없는 어린 아이들이 모두 증명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구세주이심을 증명하다가 목숨을 잃은 사람을 우리는 순교자라고 부릅니다. 순교는 희랍어 ‘마르튀리온(μαρτύριον)’에서 번역된 말로 ‘증명’, 또는 ‘증언’의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렇듯 오늘 복음에서 죽임을 당한 수많은 어린 아이들은 모두 자신의 생명으로써 예수님께서 진정한 우리의 구세주이심을 증명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순교자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시편 제8편에서도 다음과 같이 노래합니다. “당신의 적들을 물리치시고 대항하는 자와 항거하는 자를 멸하시려 아기와 젖먹이들의 입에서 나오는 것으로 당신께서는 요새를 지으셨습니다.”(시편 8,3) 이렇게 하느님의 뜻은 사람의 생각을 뛰어 넘는 것입니다.

 

오늘 이 어린 아이들의 죽음이 인간적으로 볼 때, 참으로 비참하고 원통한 일이지만, 우리에게는 그 죽음이 바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심을 증명하는 영광스러운 순교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 아기들은 구세주의 탄생 이후 그 누구보다 하늘나라의 영광을 먼저 맛보게 되었으니, 교회가 오늘을 축제일로 삼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오늘 이 어린 아이들은 자신의 존재만으로도 예수님께서 진정한 구세주이심을 드러내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느님 안에서 마치 어린 아이와도 같은 우리 역시 예수님께서 진정한 구세주로 이 세상에 오셨다는 것을 드러내기에 충분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하루 이 어린 아이들과 같이 예수님께서 오심을 마음껏 기뻐할 수 있는 시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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