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현양의 의미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09-14 11:50

조회
5511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요한 3,13-17)

 

현양의 의미

 

찬미예수님! 오늘은 성 십자가 현양 축일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이 축일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 모두의 죄를 없애시고 구원을 얻게 하시려고 십자가에 달려 드높여지심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곧 우리의 구원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은 요한 복음 3장에 나오는 예수님과 니코데모의 대화 가운데 일부분입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공관복음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다시 말하면,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많은 상징들이 곧 요한 복음의 고유한 특징이라는 것입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들어 올려진다’는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복음은 구약에서 모세가 구리 뱀을 들어 올린 일을 상기시키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이야기를 오늘 독서를 통해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백성들은 약속된 땅으로 가는 도중에 마음이 조급해져서 불평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불 뱀을 보내셔서 백성들을 죽게 하셨습니다. 그러나 다시 마음을 돌린 백성들이 모세에게 간청하자, 모세는 백성들을 살려주십사 주님께 청을 올렸습니다. 그 때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방법은 구리 뱀을 만들어 기둥에 달아 놓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뱀에 물렸을 때 구리 뱀을 쳐다 본 사람들은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죠.

 

이 이야기가 신약에서 재현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구리 뱀이 아니라 살아계신 하느님이 기둥에 달립니다. 그 기둥이 바로 십자가이고, 그 십자가에 달린 살아계신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죽어야 할 운명을 지녔지만, 죽지 않고 살게 되리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래서 “사람의 아들도 들어 올려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현양’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현양’이란 말은 나타낼 현(顯) 자에 오를 양(揚) 자를 써서 굳이 그 뜻을 해석하자면 ‘들어 올려 나타내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들어 올려 나타냅니까? 구약에서 구리 뱀을 들어 올린 것은 뱀에 물려 죽을 운명에 처한 백성들을 살리기 위해서였습니다.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달려, 들어 올려지신 것은 그를 믿는 모든 사람들이 죽음을 이기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오늘 복음의 후반부에 바로 이 까닭이 분명하게 언급됩니다. “하느님께서 아들을 세상에 보내신 것은, 세상을 심판하시려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아들을 통하여 구원을 받게 하시려는 것이다.”(요한 3,17)

즉 우리가 ‘현양’하는 이유는, 이 ‘현양’을 통해서 살리려는 것입니다. 또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영원히 함께 살기 위해서 현양하는 것입니다. 십자가 현양, 순교자 현양 모두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양’의 목적은 생명을 얻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생명은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주시려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십자가를 바라보며 거기에서 흘러나오는 영원한 생명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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