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수호천사는 도대체 무엇을 지켜주는가?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2-10-01 19:43

조회
1212

수호천사 기념일

 

“수호천사는 도대체 무엇을 지켜주는가?”

 

1. 수호천사 기념일. 그런데 수호천사는 무엇을 수호하는가?

   오늘은 수호천사 기념일입니다. 그런데 저는 종종 이 수호천사가 무엇을 ‘수호’하는지 의문에 처하곤 합니다. 내가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이 간절히 필요할 때 이 수호천사가 과연 무슨 도움을 주었는가 하는 회의적인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천사가 무엇을 수호하는지에 대해서 살펴보았습니다.

 

 

2. 예수님의 공생활과 천사

   성경을 보니, 예수님이 공생활 하실 때 천사가 등장하는 경우가 두번 있었습니다. 첫 번째 장면에서 천사는 예수님을 시중들었다고 나오며, 두 번째 장면에서 천사는 예수님의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천사가 예수님을 시중들고,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는 성경구절은 모두 유혹과 관련이 있었습니다.(마태오 4, 11; 루카 22,43) 왜냐하면 성경에서 천사가 등장하는 곳은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시는 장면과 게쎄마니에서 피땀 흘리신 장면이기 때문입니다. 공생활을 시작하기 이전에 강하게 유혹을 받으시는 장면이고, 공생활을 끝내시기 이전에 강하게 유혹을 받으시는 장면에서 천사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3. 천사가 등장하는 순간

   특이한 것은 정작 예수님이 광야에서 유혹을 받으실 때, 그리고 피땀 흘리면서 고뇌하고 계실 때에는 천사가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악마가 예수님께 명예와 권력과 먹을 것을 가지고 예수님을 유혹하는 그 순간, 그리고 예수님이 게쎄마니에서 고뇌에 가득차서 기도하고, 제자는 모두 졸고 있던 그 순간에 천사는 전혀 나타나지 않습니다. 아니 아무 것도 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언제 나타나 시중들고, 사람을 도와준다는 말인가? 예수님이 악마의 유혹 앞에서 단호하게 그것을 거부한 그 순간, 제 뜻이 아니라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게 해달라고 단호하게 선택한 그 순간에 천사가 등장하는 것입니다. 고뇌의 순간, 위기의 순간에는 나타나지 않고, 예수님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겠다고 결심을 하고 난 다음에야 천사는 등장하는 것입니다.

 

 

4. 천사는 무엇을 수호하는가?

   돈과 재물, 권력, 안전이라는 유혹을 단호하게 거부하고 하느님과 십자가를 택한 그 순간에 천사가 나타나 시중을 들고, 기운을 북돋아 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뭘 시중들고, 무슨 기운을 북돋아 주었다는 말이겠습니까? 광야에서 유혹을 끊임없이 물리치게끔 시중들고, 십자가 상 죽음으로 나아가라고 기운을 북돋아주었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명예와 권세보다 하느님을 선택하는 그 결단을 내린 그 순간, 자신은 너무 피하고 싶지만 하느님의 뜻이 여기에 있다면 십자가를 지겠다고 결단을 내린 그 순간에, 천사는 나타나서 그 ‘결단을 지속하게끔’ 시중을 들어주고, 기운을 북돋아 준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천사가 하는 일이라는 것은 누구 앞의 십자가를 치워준다거나, 물리적인 보호와 안전을 책임지는 것이 아닙니다. 또 누구대신 올바른 결정을 내려주는 것도 아닙니다. 누군가가 하느님 앞에서 모든 유혹을 떨치고 선한 결심을 했을 때, 그 선택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영적인 선택, 하느님을 위한 선택을 하지 않고서는 수호천사와 만날 일도 없고, 그 천사들이 지켜줄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우리 인생에서 정말로 지켜져야 할 가치 있는 것은 유혹을 이기고, 선을 선택하는 우리의 결심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수호천사는 그 결심을 지속할 수 있게 시중들고, 기운을 북돋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구요. 이번 한주 동안 만이라도 수호천사가 여러분의 시중을 들 수 있게, 여러분 마음 속에 선한 결심이 많았으면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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