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연중 제 33주간 화요일 미사 (한국어)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3-11-19 10:31

조회
1124

2013년 11월 19일 연중 제 33주간 화요일 미사 강론(루카 19,1-10, 2마카 6,18-31)

 

아브라함의 자손 되기 >

 

얼마 전 필리핀에 큰 태풍이 몰아쳤습니다피해를 줄이기 위한 모든 수단이 역부족인 무서운 재앙이었습니다수천명에 이르는 사상자를 내었고그 숫자는 지금도 늘어나고 있습니다이러한 대재앙을 대면하는 우리의 구원 신앙은 과연 어디에서 그 의미를 찾아야 할까요이해하기 어려운 비극 앞에서 창조주 하느님을 향한 한결같은 신앙을 견지하기란 정말 크나큰 도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자캐오는 키가 작아 예수님을 볼 수 없었다고 복음서는 전하고 있습니다작은 키는 그가 다른 이를 올려다보아야만 하는 어려움을 주었겠지만 무엇보다도 주변에서 그를 늘 내려다보는 시선은 더욱 견디기 어려웠을 것입니다어찌해볼 도리가 없는 태생의 작은 키는 자캐오의 삶을 평생 왜소하게 만들었습니다타고난 삶의 취약점을 극복하고자, ‘부자이며 세관장으로 널리 알려지기까지 죄인이라는 그 오명에도 불구하고자캐오가 얼마나 물질에 치중했을 지는 가늠해볼 수 있는 일입니다그러한 그가 자신의 재산을 이웃을 위한 몫으로 내어놓겠다고 합니다그러한 그에게 예수님께서는 오늘 이 집에 구원이 내렸다는 최고의 위안을 주십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 볼 것은 구원이 내린 이유입니다예수님께서는 이어서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이십니다다시 말하자면 구원이 내린 이유는 자캐오가 재화를 나누었기 때문이 아니라 바로 아브라함의 믿음을 그가 회복했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아브라함은 일찍이 하나뿐인 아들을 죽이고 불살라 바치라는 하느님의 요청을 받았습니다창조주이자 사랑이신 하느님께는 도무지 대입할 수 없는 이해 불가능한 요구였습니다그러나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은 아브라함의 순명은 그와 이사악더 나아가서는 세상 모든 민족들을 구원으로 이끌었습니다대체 불가능한 나의 절대 소중한 가치를 포기하고 드림으로써 주님의 산에서 마련된다는 야훼 이레의 가르침을 구원 역사로 우리 후손들에게 얻어주었기 때문입니다.

절체절명의 신앙의 위기는 삶의 자리에 하느님의 구원을 초대할 수 있는 거룩한 터전입니다그래서 나의 신앙이 도전받고 있다고 느낄 때면 내가 삶의 자리에서 움켜쥐고 부여잡고 있는 것들을 솔직하게 바라보고 내려놓는 자세가 필요합니다그것이 바로 신앙인만이 드릴 수 있는 극기와 희생이며 하느님께서 쓰시는 구원 역사의 튼실한 재료가 됩니다그래서 같은 하늘 아래 상상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내고 있는 어느 한 나라또 각기 다른 상황 속에서 나름의 도전을 받고 있는 우리 신앙인들은 오늘도 하느님 구원 역사의 한 페이지를 채워나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 마카베오기 하권에 등장하는 엘아자르의 마지막 유언은 하느님의 구원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좋은 기도문이 될 것입니다.

 

거룩한 지식을 가지고 계신 주님께서는내가 죽음을 면할 수 있었지만몸으로는 채찍질을 당하여 심한 고통을 겪으면서도 마음으로는 당신에 대한 경외심 때문에 이 고난을 달게 받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아십니다.”(2마카 6,30)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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