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가해 대림 제4주일 (마태 1,18-24)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3-12-24 08:52

조회
1237

가해 대림 제4주일 (마태 1,18-24)

 

율법과 사랑

 

이제 조금 있으면 예수님의 성탄입니다. 성탄을 앞두고 몸과 마음을 깨끗이 준비하기 위해서 우리는

 

고해성사를 봅니다. 그런데 고해성사의 내용은 한국의 신자들과 일본의 신자들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사람 사는 데가 다 똑같으니까 고백의 내용도 비슷한 거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겠지만,

 

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우리가 어떤 죄를 지었는가를 생각할 때 대부분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않았을 때를 떠올립니다. 예를

 

들면, 주일미사에 참석해야 하는 것은 십계명에도 언급되어 있는 중요한 법이기 때문에 주일미사에

 

빠지게 되면 대죄가 됩니다. 법은 의무를 만들고, 그 의무를 다하지 않는 데에서 죄가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율법을 통해서 죄가 들어왔다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도 이것과 같은 의미입니다.

 

그런데 주일미사에 열심히 참석하고 교회에서 지켜야 할 의무를 충실히 이행한다고 해서 모두가

 

천국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예전에 매일미사에 열심히 참석하지만 고해성사를 보지

 

않으시는 분이 계셔서 제가 왜 고해성사를 보지 않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그분의 대답을

 

듣고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고백할 것이 없어서 고해성사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지켜야 할 것들을 다 잘 지키고 있다는 이야기였겠죠.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성 요셉의 갈등을 보게 됩니다. 복음은 요셉을 ‘의로운 사람’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의 탄생 이후에 ‘의로움’의 기준이 달라지긴 했지만, 그 전에 ‘의롭다’고

 

말하는 것은 율법에 충실한 것을 의미했습니다. 그런데 요셉은 마리아의 잉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율법에 의하면, 마리아의 경우는 죽을 죄에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율법 조항들을

 

알려주는 신명기 22장 23~24절을 보면 다음과 같이 나와 있습니다. “어떤 젊은 처녀가 한 남자와

 

약혼을 하였는데, 성읍 안에서 다른 남자가 그 여자와 만나 동침하였을 경우, 너희는 두 사람을 다 그

 

성읍의 성문으로 끌어내어, 그들에게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 요셉이 율법에 충실한 사람이었다면

 

마리아를 성읍 밖으로 끌어내어 돌을 던져 죽여야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요셉은 남모르게 파혼할 작정이었는데, 그렇게 한 이유는

 

마리아가 죽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나타난 것도 아니고 꿈에 나타난

 

천사의 말을 듣고 자신의 의지를 꺾고 임신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서

 

우리의 구세주가 이 세상에 오실 수 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세상에 오실 수 있었던 것은 요셉이 율법을 잘 지켰기 때문이 아니라, 마리아를

 

사랑했고, 또 하느님의 뜻을 믿고 그대로 실천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일을 지켰느냐, 지키지

 

못했느냐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지금 구세주의 탄생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정말 필요한 것은

 

오늘 요셉이 보여준 믿음과 사랑의 실천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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