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세례자 요한 탄생 대축일
+ 그리스도 우리의 빛
저는 원래 견진성사를 받으면서 세례명을 바꾸려 했습니다. 그 이유는 많은 분들이 제 세례명을 듣고 “아!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요? ” 하며 성인을 잘 알고 있다고 말씀하시며 너무도 반가워 하셨습니다. 그러나 수사님들도 잘 아시겠지만 저는 로욜라 이냐시오 성인이 아닌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이 제 수호성인 입니다. 무엇보다 견진 성사에 맞추어 세례명을 바꾸려고 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이 더 멋져 보이고 더 거룩하게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머니와 저는 왠지 안티오키아 성인을 배신(?)하는 듯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 또한 의리(?)를 지키기 위해 바꾸지 않았습니다.
오늘은 세례자 요한 탄생 대축일입니다. 오늘 복음은 세례자 요한 성인의 탄생을 자세하게 설명합니다. 무엇보다도 요한의 할례식에서 요한의 친척들은 유대교의 전통대로 아버지의 이름을 따서 즈카르야라고 부르려했습니다. 그러나 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은 즈카르야가 아닌 요한이라고 불러야 한다 말하고 이에 친척들은 아버지 즈카르야에게 물었으나 즈카르야 역시 요한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판에 글을 씁니다. 그 때야 비로소 하느님을 의심하여 말을 할 수 없었던 즈카르야가 말을 하게 되고 이러한 즈카르야는 말을 할 수 있게 되자 마자 바로 의심없이 하느님을 찬미하게 됩니다.
즈카르야는 처음 천사가 하느님의 말을 전하며 세례자 요한의 탄생을 예고하였을 때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천사는 즈카르야가 믿을 때까지 말을 할 수 없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침묵 속에서 즈카르야는 간절히 원했던 아들의 탄생을 묵묵히 지켜보았고 그렇게 소중히 얻은 아들을 분명 자신의 이름을 이어받지 못하는 속상함을 느낄 수도 있었겠지만 단호히 엘리사벳의 말을 따라 아닌 요한이라는 이름에 동의합니다.
주님의 천사가 눈 앞에 있음에도 의심하였던 즈카르야의 모습은 침묵을 통해 완전히 변화되었음을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하루를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과 만남과 대화를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만남과 대화가 늘 반갑고 기쁘고 편안하기를 바라지만 아쉽게도 말 한마디에 수 많은 감정들을 경험하고 상처도 받으며 그 상처로 인해 깊은 생각에 빠져 듭니다. 이러한 감정과 생각은 분명 나를 병들게 하고 아프게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분심에 우리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소비합니다.
저 또한 단지 사람들이 많이 기억해주고 더욱 알아봐주는 듯한 마음에 세례명을 바꾸려 했습니다. 심지어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어떻게 그리스도를 따랐는지 전혀 알지 못한 체 그저 사람들의 인식 속에 없다는 이유 하나로 성인의 마음을 저버리려 했습니다. 바로 이렇게 주위의 가볍게 던지는 말과 행동이 때로는 나를 표면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유혹에 빠져들게 합니다.
세례 때 새로운 이름을 받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새롭게 태어남을 의미하며 이름의 변화가 그 사람의 변화를 이룰 수 있게 만든다는 근거를 우리는 성경에서 아브람이 아브라함으로 시몬이 베드로로 사울이 바오로 변화되어 삶도 변화된 것을 분명히 찾아 볼 수 있습니다. 안티오키아의 이냐시오 성인이 뜨거운 그리스도를 향한 사랑으로 순교하셨던 것처럼 세례 때 부여 받은 각자의 성인은 분명하게 자신의 소명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하루는 침묵 속에서 하느님을 만났던 즈카르야처럼 세례 때부터 늘 곁에서 사랑으로, 선으로, 그리스도로 인도해주시는 각자의 수호성인을 특별히 생각하고 그 사랑을 더욱 느끼실 수 있는 하루가 되시 길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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