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 그리스도 우리의 빛
아마 교회에 관련된 책들이 모여 있는 곳에 가면 반드시 강렬한 파란책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일명 공포의 파란책이라 불리는 이 책은 펼치자마자 나의 지적 부족함을 한 없이 느끼게 해주는 매우 겸손한 책입니다. 이 책은 한국 교회에서 신학적으로 큰 역할을 하신 신학자 심상태 몬시뇰이 쓴 서적입니다.
그렇게 우리에게 겸손함을 글로써 전해주시는 몬시뇰 수업을 들었을 때 한 학생이 “매일 그리스도의 체험을 가득 느끼며 살고 싶은 데 정말 어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리스도를 더욱 느끼며 살 수 있을까요?” 라고 질문하였습니다. 누구보다도 신학을 집대성한 분이시기에 체험이라는 신앙에 대한 물음을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설명해 주실 것 같아 집중하며 답변을 들었습니다. 몬시뇰님은 “음, 언제나 체험 너무나도 느끼고 싶지요. 그러나 저는 체험을 간절히 바라는 사람 이전에 오늘 나의 일상을 충실히 사는 사람을 존경합니다.” 이 답변을 듣고 잔뜩 기대한 마음이 맥이 빠지며 살짝 허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수도생활을 해나가면서 몬시뇰이 말씀하신 일상에 충실함이 얼마나 대단하며 어려운 것이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상의 충실의 시작이자 마지막은 바로 이 성전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더욱 간절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전에 물건을 파는 이들을 꾸짖으시며 내쫓으십니다. 한 없이 너그럽고 자비로운 예수님이 화를 내고 꾸짖는 모습은 어색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예수님의 행동에서 볼 수 있듯이 성전에서 만큼은 주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침묵하고 집중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신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수도원 성전에서 이러한 물건을 팔거나 직접으로 시끄러움을 경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와의 만남을 위해 앉아 있는 모습에서 오직 그리스도만을 위해 침묵하기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성당에 앉아 있으면서도 내가 몰두하는 것을 끊임없이 생각하기 일쑤이며 또 다른 계획을 생각하기 바쁩니다. 이러한 내적 시끄러움은 점점 수도생활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만들고 우리의 마음을 나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성전에 앉아 마음의 시끄러움을 생각하면서 조금 신앙을 누구보다도 이성적이며 논리적으로 이해하기위해 평생을 헌신한 몬시뇰께서 오늘 내게 주어진 일상을 충실하게 사는 사람을 존경한다고 이야기 하신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눈 앞에 계신 실체이신 성체 앞에 끊임없이 나의 나약함을 고백하고 그 고백을 통한 경험한 그리스도를 온전한 내 하루에 잊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조금은 느끼게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 성전에 서 온전히 침묵 중에 그리스도를 만나실 수 있는 기쁨의 시간이 되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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