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일상에서 예수님을 기억하기 –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일상에서 예수님을 기억하기”
2020년 8월 6일 /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제1독서 : 다니 7,9-10.13-14 / 복음 : 마태 : 17,1-9
거룩한 변모 축일입니다. 베드로, 야고보, 요한은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대화를 나누시기도 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고, 영광에 머무르고 싶어서 초막을 지어 지내겠다고 합니다. 곧 영광의 시간은 지나가고 제자들과 예수님은 산에서 내려옵니다. 영광의 예수님과 산에서 내려온 예수님은 같은 분이십니다. 영광의 순간은 짧고, 산에서 내려와서 만나는 예수님과는 긴 시간을 보냅니다. 영광의 예수님의 현존을 일상 안에서도 예수님의 현존으로 기억했으면 합니다. 예수님의 현존을 기억한다는 것의 의미를 보겠습니다.
먼저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여준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늘 복음 전부분(마태 16,21-23)을 보면, 예수님께서는 처음으로 수난과 죽음을 예고하셨습니다. 제자들은 당연히 마음이 무거울 수 밖에 없었고, 마음 속에 십자가의 걸림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변모는 지상 예수의 길(하느님의 영광으로 점철된 수난과 죽음의 길)을 철저히 걷도록 격려해 주려는 의도가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앞으로 제자들이 겪을 고통 앞에서, 당신의 영광을 기억하라고 선물을 주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선물은 우리 역시도 받아본 경험이 있습니다. 제자들이 예수님과 일상에서 피해서 산에 오른 것처럼, 우리도 일상에서 떠나 피정에 참여한 경험이 있습니다. 피정에 참여하면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우리와 함께 해주심을 경험했습니다. 피정 때 만난 청년들은 피정을 통해 힘을 얻었고, 다시 사회에서 기쁘게 지내겠다고 합니다. 사회에서 힘들게 지내다가, 지칠 때 쯤 다시 피정 오고 싶다고 합니다. 미사 참례를 하면서도, 성경 말씀과 친밀한 교우분들과의 만남을 가집니다. 성당에서는 좋은 마음이지만, 집으로 가면, 직장으로 가면, 다시 마음이 옛 본성으로 갑니다. 기도에서 만난 예수님과 일상에서 만난 예수님과 분리되는 모습입니다.
이에 오늘 복음에서 하느님께서는 구름 속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기도하면서도 예수님의 말씀을 듣는 것이고, 일상 안에서도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라는 당부입니다. 일상에서 만나기 쉽지 않지만, 쉽게 만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분이 계십니다. ‘하느님 현존 연습’책의 가르멜 수도회 부활의 로랑 수사의 글로 도움을 받고자 합니다.
“무슨 대단한 일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프라이팬에서 달걀을 뒤집을 때도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하며, 그 일이 끝나 달리 할 일이 없을 때는 바닥에 엎드려 그 일을 할 은총을 주신 하느님께 경배 드린다. 그러고 나면 마치 임금님처럼 뿌듯한 심정으로 몸을 일으키게 된다. 다른 일을 할 수 없을 때는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땅바닥에서 지푸라기 하나를 집어올리는 것으로 족하다”
“사람들은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한 방법들을 찾는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하는 온갖 연습들을 통해 그 목표에 이르고자 한다. 수많은 방법들을 써가며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르려고 무진 고생을 한다. 그보다는 모든 일을 하느님의 사랑을 위해 한다는 것이 더 빠르고 곧은 길이 아니겠는가. 자신이 처한 위치에서 해야 할 모든 일을 해가며 마음으로 하느님과 동행함으로써 우리 안에 그분의 현존을 유지하면 되지 않겠는가. 전혀 어려울 것이 없다. 그저 하느님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것이다.”(니콜라 에르망, 하느님의 현존 연습, 가톨릭 출판사, 2019, 127-128) 로랑 수사는 일상에서 요리를 할 때도 하느님 사랑의 지향을 두고 하며, 자신의 위치에서 모든 일을 할 때 하느님과 함께 함을 기억하라고 전해줍니다.
거룩한 변모에서의 예수님을 일상 안에서도 뵐 수 있어야 겠습니다. 미운 사람을 만나면, 그를 위해 화살 기도를 하고, 운전 전후에는 시작 기도 마침 기도를 하고, 회의 전후에도 기도를 합니다.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1시간마다 시계 알람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기억합니다. 또 손가락 묵주로 주님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우리는 복잡하고, 다사다난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마음의 평화가 깨지는 일들을 수없이 경험합니다. 어려울지라도 내 방식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슨 일을 하든지 예수님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모든 일상 안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라는 말씀을 기억하면 지내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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