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기름을 준비하고 계세요? –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기름을 준비하고 계세요?”
8월 28일 /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 기념일
제1독서 : 1코린 1,17-25 / 복음 : 마태 25,1-13
오늘 말씀은 열 처녀의 비유입니다. 복음에서는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고 전해줍니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있었지만, 기름이 없었고,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가지고 있었습니다. 나중에 신랑이 왔을 때, 기름을 준비한 처녀들만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나머지는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혼인 잔치에 들어갈 준비를 하는 우리는 등과 기름이 무엇인지 잘 기억해야겠습니다. 등은 어리석은 처녀들, 슬기로운 처녀들 모두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는 모두가 삶의 사명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기름은 우리의 사명을 얼마나 충실했는가를 의미합니다. 오늘은 우리의 사명과 충실성에 대해서 보려고 합니다.
먼저 우리의 사명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가정의 아내 분은 가정의 어머니로서, 자녀들을 양육하는 역할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학생은 학생으로서, 자신의 삶을 잘 준비하며, 세상에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성직자, 수도자는 하느님의 종으로서, 신자들을 하느님의 나라에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합니다. 모두 서로의 자리에서 고유한 사명으로 불림을 받았습니다. 사명을 받은 우리는 사명의 충실함으로도 불리움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뵙기 위해 기다리고 있지만, 인간적인 나약함으로 인해, 사명에 충실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옛날 이야기인, 부자와 종이야기를 통해서, 사명에의 충실함을 고민해 봅니다.
어느 부자가 섣달 그믐날에 종들을 불러놓고 볏짚 한 단씩 주며 새끼를 꼬라고 했습니다. 새끼를 꼬되 새끼 손가락보다 가늘게 꼬라고 했습니다. 종들은 투덜거렸습니다. “아무리 지독한 주인이지만 섣달 그믐날까지 이렇게 새끼를 꼬라고 하다니. 그것도 굵은 새끼가 아니라 손가락보다도 더 가늘게 꼬라고 하니 밤새도록 꼬아도 이 볏짚을 어떻게 다 꼴 수 있을까?”
어느 종은 새끼를 꼬다 말다 하는가 하면, 어느 종은 손가락의 몇 배나 굵게 꼬아서 빨리 볏짚을 없애려 했습니다. 그러나 한 충성스러운 종은 아무 불평 없이 주인이 꼬라는 대로 가늘게 꼬았습니다. 그는 다른 종들이 요령을 부려 일찍 끝내는 것에 신경을 쓰지 않고, 혼자서 밤새도록 새끼를 꼬았습니다.
다음날 아침, 주인은 커다란 주머니를 하나 들고 나왔습니다. “작년 한 해는 너무나 수고가 많았다. 이제 너희들이 꼰 새끼줄로 이 엽전을 마음껏 끼워 가져 가거라. 돈은 얼마든지 있으니 가져 가도록 하라. 단 새끼줄에 끼워 가는 것에 한한다.” 이 말을 들은 종들은 당황했습니다. 자기들이 꼰 새끼로는 돈을 끼워 가져갈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종들은 후회가 막급하였으나 별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주인이 하라는 대로 따른 충직한 종은 많은 엽전을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그는 종살이를 면했습니다.
손가락보다 굵게 새끼를 꼰 종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적으로 쉽게 가려는 우리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마태오 복음 8장 모래 위의 집을 보면, 요령 피우는 종과 연관이 됩니다. 충실하지 못한 사람은 모래위에 자기 집을 지은 사람으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성경에서는 그 결과를 이렇게 알려줍니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마태 7,27) 이렇게 충실하지 못하다면, 우리는 혼인 잔치에 들어가지 못할 것입니다.
다른 한편으로, 충성스러운 종은 불평 없이 새끼를 꼬아서 종살이를 면합니다. 이야기의 충성스러운 종처럼, 공동체의 한 원로 수사님의 충실함이 마음에 남습니다. 원로 수사님은 젊으셨을 때는 수도원에서 소임 역할을 하셨고, 지금은 현세적인 직무에서는 은퇴하셨습니다. 수사님은 언제부터 담당을 맡고 계신지 모르겠지만, 수도원 본원에 현관 청소를 맡고 계십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짐 없이 현관 청소를 하십니다. 하루는 제가 원로 수사님께 열심한 연유를 여쭈어 보았습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청소 좋아했어. 허.허.”하시며 청소를 하셨습니다. 수사님의 모습은 반석 위의 집을 짓는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마태오 복음에서는 이렇게 설명해줍니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마태 7,25) 이렇게 충실하다면, 혼인 잔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지금의 자리에서 주님께 불리움을 받아 그 사명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처녀처럼 기름을 준비하는 것, 반석위에 집을 짓는 것은 지금 나의 자리에서 충실한 것입니다. 혹자는 사명을 이렇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욕만 먹지 않을 정도로 하면 되지.” 욕만 먹지 않은 사명은 기름이 부족해 보이고, 모래 반, 반석 반의 집처럼 보입니다. 우리는 선택을 요구 받습니다. 기름을 준비할지 말지, 집을 반석 위에 지을지, 모래 위에 지을지. 선택은 우리에게 달려 있습니다. 우리의 힘으로만 기름을 준비한다면, 게으름으로 늦장을 피울 것입니다. 부족하기에, 주님의 도우심으로 기름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기름을 준비하는 성실한 삶이 되도록 주님께 기도합니다. 오늘 복음 환호송 말씀 “너희는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참조)라는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충실한 종으로, 살아야 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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