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성령의 때 –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작성자
하느님의 사랑
작성일
2024-05-08 17:56
조회
1573

 

5월 8일 /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제1독서 : 사도 17,15.22─18,1 / 복음 : 요한 16,12-15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요한 16,12)는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이 말씀은 저 개인에게는 이렇게 다가왔었습니다. 과거 성소자 였을 때, 내가 나중에 어린이부터 청소년, 장년, 어르신까지 모든 이들의 고민을 내가 다 받아들일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이라는 말씀처럼, 깨닫게 되면, 어려움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오늘 말씀을 다시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아직 할 말이 많다고 하십니다.

그런데 15장 15절을 봅니다.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들은 것을 너희에게 모두 알려 주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예수님께서는 모두 알려주었다고 합니다.

아직 할 말이 많다, 모두 알려주었다 모순 되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이는 알려주시지 않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뒤로 미루신 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오리게네스는 이렇게 설명해 줍니다.

 

복음서에 따르면, 사도들은 구원자께서 그들에게 가르쳐 주시려 하신 것들을 그때는 깨달을 수 없었지만, 성령께서 오시어 그들 영혼에 당신 자신을 부어 주시어 삼위일체에 대한 이해와 믿음을 밝혀 주시자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합니다.

 

성령께서 알려주신다는 것입니다.

 

오늘 말씀을 다시 봅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요한 16,12)

성령께서는 우리를 아직 깨닫게 하실 때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늘은 성령께서 오시는 그 때에 때의 의미를 보려고 합니다.

 

줄탁동시라는 고사성어가 있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란 선불교의 선문답서인 벽암록에 나오는 글로써 가장 이상적인 사제지간이나 또는 서로 합심하여 일이 잘 이루어짐을 비유하는데, 여기서 그 때의 의미를 봅니다.

 

어미 닭이 알을 품어 병아리를 부화시키는 기간은 21일쯤 된다. 자나 깨나 알을 품고 있는 어미 닭에게 18일쯤의 시간이 지나면 알속의 병아리가 세상 밖으로 나오려고 반응을 시작합니다. 병아리는 알 속에서 나름대로 밖으로 나올 껍데기의 쪼을 지점을 정해 쪼기 시작하나 힘이 부칩니다. 이때 이때 귀를 세우고 그 소리를 기다려온 어미 닭은 알 속의 병아리가 알의 막(膜)을 쪼는 소리를 듣고 밖에서 부리로 알을 깨는 일을 동시에 도와줍니다. 그리하여 병아리는 비로소 세상 밖으로 쉽게 나오게 된다. 이 시기에 병아리가 혼신의 힘을 다하여 안의 껍데기를 깨지 않으면 어미닭 역시 밖에서 도와주지 않는다.

 

실제로 병아리가 부화 되는 부화장에서는 인공부화를 하기도 하지만 알속의 병아리가 보인다고 사람이 껍데기를 깨주면, 이런 병아리는 결코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어미닭 역시 그런 자연의 이치를 알아서 병아리가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도록 밖에서 약간의 도움만을 줄 뿐인 것이다.

 

줄탁동시란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너무 이르지도 늦지도 않는 가장 적절한 시기에 어미 닭이 병아리를 도와주는 아름다운 순간”을 의미합니다.

어미 닭은 병아리의 때를 넘어가지 않고, 그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함께 해 줍니다.

 

다음으로 마태오 복음사가의 부르심과 응답을 통해 그 때의 의미를 더 봅니다. 마태오 9장 9절입니다.

예수님께서 그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마태 9,9)

 

요한 크리소스토무스는 마태오의 따름의 때를 이렇게 설명해 주십니다.

 

예수님께서는 왜 베드로와 요한을 비롯하여 나머지 제자들과 같은 때 마태오를 부르지 않았 을까요? 예수님께서는 각 사람에게 다른 때, 그가 당신을 따르리라는 것을 아셨을 때 가셨습니다. 다른 제자들을 부르신 때와 다른 때, 마태오가 당신의 부르심에 따르리라 확신하셨을 때 그를 부르러 가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께서는 바오로도 다른 때, 곧 당신께서 부활하신 뒤에, 그가 먹이를 쫓는 사냥꾼처럼 매우 날카로워져 있을 때 부르셨습니다.

 

우리 마음속 깊은 곳을 속속들이 아시며 우리의 비밀스러운 생각을 아시는 그분은 우리 각자가 가장 충실히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 때를 아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처음에 모두를 한꺼번에 부르지 않으셨습니다. 그때는 마태오의 마음이 아직 굳어 있었습니다. 대신, 셀 수 없이 많은 기적을 일으키신 뒤에, 당신의 이름이 널리 알려진 뒤에야 예수님께서는 마태오를 부르셨습니다. 마태오가 당신을 온전히 따를 만큼 마음이 부드러워 졌다는 것을 아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마태오의 때를 아셨습니다.

 

어미 닭은 병아리의 때를 넘기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마태오의 때에 마태오를 부르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할 말이 아직도 많지만 너희가 지금은 그것을 감당하지 못한다.”(요한 16,12)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하시는 말씀은 그 때를 넘어가지 않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에게 감당하지 못할 말씀을 하지 않으십니다.

 

“그분 곧 진리의 영께서 오시면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요한 16,13)

그 때가 오면 우리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진리의 영께서 오시어 우리를 진리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저 우리의 때가 아니라, 진리의 영께서 오시는 때를 기다리며, 우리 자리에서 순간순간 응답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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