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원수를 사랑하여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14 08:40
조회
681

가해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마태 5,43-48)

 

 

원수를 사랑하여라

 

  찬미예수님! 어제와 오늘, 계속해서 우리가 접하는 복음 말씀은 예수님께서 참된 행복을 말씀하셨던 산상설교에 이어지는 부분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산상설교에서 그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가르침들을 우리에게 내려주셨습니다. 사람들은 그 가르침을 듣고 놀라워했습니다. 그런데 20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이 가르침들은 우리에게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원수를 사랑하여라.’(마태 5,44) 이 말씀은 정말 놀라운 말씀입니다. 세상에 그 어떤 사람이 자기 원수를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오히려 원수를 사랑하는 사람을 보고 그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좋지 않은 시선으로 대할 수도 있습니다. 가령 부모를 죽인 원수를 사랑한다고 할 때에, 우리는 그가 대단하다고 하기보다는 부모를 저버린 나쁜 놈으로 생각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 회사를 망하게 한 사기꾼, 가정 경제를 파탄으로 몰아넣은 악덕 사채업자들을 우리 시대의 원수라고 할 수 있다면, 이들을 우리는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5,48) 이 말씀은 아버지의 사랑이 완전하고 우리의 사랑도 아버지의 사랑으로부터 비롯되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사랑에 대하여 우리가 이야기할 때, 그리스도인의 사랑은 인간적인 사랑을 넘어서는 것입니다. 우리의 사랑은 하느님으로부터 나와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전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사랑이 이웃에게 전해지고, 그 사랑으로 다시 하느님을 사랑하기를 바라셨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사랑하지 않으면 우리는 거짓말쟁이가 되는 것이라고 요한 사도께서는 말씀하기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사랑도 완전한 것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잘 해주는 사람, 우리와 친한 사람하고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익숙합니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쁜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익숙한 사랑만 하려고 한다면, 우리의 사랑은 계속해서 제자리 걸음을 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저는 사랑이 부족합니다.’ 만약 우리의 사랑이 부족함을 알고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랑이 완성을 향해 나아가길 바라고 있다면, 우리는 조금이라도 나와 맞지 않는 사람, 껄끄럽고 짜증나는 사람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배워나가야 합니다.

 

  앞서 제가 매국노, 사기꾼, 악덕업자에 대해서 말씀드렸습니다만, 우리가 이들을 사랑하지 못해서 안타까워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나와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내 형제, 가족들, 이웃들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모습을 안타까워합니다. 원수는 나와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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