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과거에 얽매이는 일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6-25 22:50
조회
670

가해 연중 제13주간 월요일 (마태 8,18-22)

 

 

과거에 얽매이는 일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 말씀에서 우리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주님의 말씀을 접하게 됩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마지막 말씀인 “죽은 이들의 장사는 죽은 이들이 지내도록 내버려 두어라.”(마태 8,22)하신 말씀입니다. 이 말씀대로라면 우리는 돌아가신 분들의 장사를 지내지 말아야 합니다. 참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씀이지요.

 

  우리는 이러한 말씀들을 들을 때, 성령의 도우심을 청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말씀에 담겨 있는 예수님의 참된 메시지를 보지 못하고, 복음의 진리를 오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말씀에 담겨 있는 예수님의 참된 메시지는 장사를 지내지 말라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전에 하신 말씀에 핵심이 담겨 있습니다. 뭐라고 하셨습니까? “너는 나를 따라라.”(마태 8,22)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데에 장애가 되는 것들은 많습니다. 오늘 복음 말씀에 나온 그 제자는 예수님을 따르는 것보다 아버지의 장사를 지내는 것이 먼저였습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에 대한 많은 슬픔과 안타까움, 그리고 생전에 잘해드리지 못한 후회가 밀려왔을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도 예수님을 따른다고 하면서 이러한 모습을 많이 가지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그리 바쁘지도 않으면서 이러저러한 핑계로 해야 할 일들을 미루기도 하고, 빼먹기도 합니다. 그리고는 어리석게도 지나간 그 일들을 후회하고 안타까워하면서 되돌려보려고 안간힘을 쓰게 됩니다.

 

  죽은 이들의 장사는 바로 이런 우리들의 모습을 상징합니다. 우리의 삶 안에서 무엇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겠습니까? 모든 일이 다 중요하게 생각됩니다. 그 제자에게는 아버지의 장사가 중요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일은 그 제자가 참된 생명을 얻는 데에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이었습니다. 삶과 죽음을 주관하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분이 바로 앞에 서 있는데, 그 일이 무슨 소용이 있었겠습니까? 그분께서 한 말씀만 하시면 죽은 사람도 되살아날 텐데 말이죠. 이와 마찬가지로, 이미 지나가 버린 일, 과거에 대한 안타까움과 상처에 얽매여 있는 것은 참된 생명을 주시는 예수님을 따르는 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루카 복음에서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쟁기에 손을 대고 뒤를 돌아보는 자는 하느님 나라에 합당하지 않다.”(루카 9,62)

 

  우리의 삶의 무게는 살아온 날들에 비례한다고 합니다. 많은 과거를 지닌 사람은 그만큼 더 무거운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간다는 말이겠지요. 과거가 주는 그 무게에 짓눌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복음환호송에서는 ‘오늘 너희는 주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고 권고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리가 어찌 할 수 없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고, 앞으로 우리에게 주어질 날들에 새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 해줍니다. 그 희망은 오늘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너는 나를 따라라.”라고 하신 말씀에 있습니다.

 

  오늘 하루 내가 예수님을 따라가는 데에 장애가 되는 과거의 일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장애가 되는 것들이 있다면 모두 주님께 맡기고, 이제 우리에게 다가오는 날들에 새롭고 기쁜 마음으로 주님을 따를 수 있도록 주님께 기도하는 시간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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