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심부름꾼의 역할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9-27 18:13
조회
524

가해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성 빈첸시오 드 폴 사제 기념일 (루카 9,51-56)

 

 

심부름꾼의 역할

 

찬미예수님! 우리는 어렸을 때 한 번쯤은 부모님이나 어른들의 심부름을 했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심부름을 할 때 우리는 부모님께서 시키시는 것을 정확하게 알고 그것을 차질 없이 하면 부모님의 칭찬을 들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머니께서 간장을 사오라고 하셨는데, 잘 몰라서 쌈장을 사가지고 가면 꾸중을 듣게 됩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시키신 대로 간장을 사가지고 가면 어머니께서 원하는 것을 행했다는 것에 기쁘고, 또 어머니의 칭찬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더 뿌듯하게 생각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이제 하늘에 올라가실 준비를 하시려고 심부름꾼들을 보내십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모실 준비를 하려고 길을 떠나 어떤 사마리아인들의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사마리아인들은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맞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은 예수님을 거부했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제자들은 화가 나서 예수님께서 허락하실 줄 알고 옛날 엘리야가 했던 것처럼 하늘에서 불이라도 불러 내릴까 하고 예수님께 여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예수님께 들었던 것은 허락이 아니라 꾸중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그 마을로 가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제가 앞서 이야기했듯이, 심부름꾼은 주인이 원하는 바를 알고 실천했을 때 칭찬을 들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의 뜻을 잘 알지 못하거나, 혹은 알고서도 그를 실천하지 못했을 때에는 칭찬이 아니라 꾸중을 듣게 됩니다.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것은 간장인데, 쌈장을 사가면 꾸중을 듣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경험을 알고 있다면 오늘 예수님께서 당신의 심부름꾼들을 꾸중하신 이유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특히 야고보와 요한 제자는 예수님의 능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았던 제자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맞아들이지 않는 사마리아인들을 보고 그들은 예수님을 거부했으니 지옥에 떨어져야 마땅하다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그런데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었다면 그들은 칭찬을 받았겠지만, 그들은 꾸중을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하느님의 뜻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만약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의 뜻을 더 정확하게 깨달았다면 그들에게 불을 내리려고 하기 보다는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들을 자리를 마련했을 것입니다. 아니면 그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예수님께 청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이 세상에 사는 것은 예수님의 심부름을 하는 것에 비길 수 있습니다. 우리가 예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면 심부름을 하는 데에 어려움이 없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어머니께서 간장을 사라고 주신 천 원 가운데 백 원 정도는 내가 먹고 싶은 것을 사먹어도 되겠지 하는 생각을 갖게 된다면 우리는 결코 어머니께서 원하시는 간장을 사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시키신 심부름은 단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곧 사랑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들께서 하느님을 안다면 아는 만큼 사랑을 실천하십시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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