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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법의 목적

복지회 형제들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3-30 00:51
조회
1603

가해 사순 제3주간 수요일 (마태 5,17-19)

 

 

율법의 목적

 

  찬미예수님! 오늘 주님께서 우리에게 들려주시는 말씀은 얼핏 들으면 대단히 무섭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그 말씀 한 마디 한 마디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는 그 안에 주님께서 진정으로 말씀하고자 하시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율법이나 예언서를 폐지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특히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이 예수님의 언행을 보고 율법에 따르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완성하러 왔다고 말씀하십니다. 율법이나 예언서가 한 목소리로 증언하는 분이 바로 예수님이셨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완성이기도 하지만, 예수님을 통해서 완성될 율법과 예언서라면, 예수님이 오시기 전의 율법은 미완성이며, 불완전하다는 것을 우리는 이 말씀으로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율법을 지키는 것만으로, 나더러 ‘주님, 주님’하고 부르는 것만으로는 하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율법이 제정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우리는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율법의 목적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처럼 율법은 하느님께서 직접 모세에게 내려 당신께서 택하신 백성들이 자자손손 지키도록 하신 하느님의 법입니다. 그래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하느님의 법이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분명히 이야기합니다. “이스라엘아, 이제 내가 너희에게 실천하라고 가르쳐 주는 규정과 법규들을 잘 들어라. 그래야 너희가 살 수 있고, 주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께서 너희에게 주시는 땅에 들어가 그곳을 차지할 것이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모든 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율법에서 한 자 한 획도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즉, 율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그 때는 하늘과 땅이 없어지는데, 여기서 우리는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봅니다.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결국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시는 하느님의 뜻이 완성됨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크고 작은 많은 법들을 지키면서 살아갑니다. 하지만 그 법들이 왜 생겨났는지 곰곰이 생각해본 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일반 법들은 지키지 않으면 나에게 해가 되고, 다른 사람들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쉬운 예로 교통법규를 들 수 있겠죠. 하지만 하느님의 법은 왜 지켜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지 않으면 잘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의 법은 우리에게 실질적인 실천사항을 제시하기보다는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이정표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윤리학 용어 중에 ‘minimalism’이란 말이 있습니다. ‘최소주의’라고 번역되는 말인데, 그 의미는 ‘최소한의 규정만 지키면 된다’고 여기는 것입니다. ‘주일만 지키면 되지.’ 혹은 ‘미사 30분 전에만 안 먹으면 될 거 아냐.’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율법이 존재하는 목적, 곧 하느님의 뜻이 완성되는 것, 그것은 율법 자체의 준수가 아니라 사랑의 완성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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