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부활 체험
가해 예수 부활 대축일 (요한 20,1-9)
부활 체험
드디어 우리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서로 부활 축하의 인사를 나누시기 바랍니다. 긴 사순시기가 끝나고 그렇게도 기다리던 예수님의 부활이 다가왔습니다. 맘껏 기뻐하고 축하해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어렸을 때, 아마도 지금 여기 앉아 있는 우리 중고등부 친구들 정도 되었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어려서 복사를 할 때에는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지 잘 몰랐고, 뭔가 다른 것을 한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미사도 길고, 예식도 많아서 그 전까지는 그냥 지루하다는 정도의 느낌만 있었고, 부활 때 미사에 나오면 계란을 꾸미고 같이 즐겁게 노는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정도 되었을 때, 그 전부터 매번 부활 때만 되면 성당에서 뭔가 특별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문득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보충학습이랑 학원도 빼먹고 성삼일 전례에 참석해 보았습니다. 그 때 무슨 마음이 들어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도대체 전례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고, 또 부활성야 때 성당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 제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삼일 동안 저는 주님과 함께 있었습니다. 아니 제가 주님과 함께 한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저와 함께 계셨습니다. 그렇게 부활 성야 미사가 끝난 다음날 아침, 저는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날을 맞이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아침마다 저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맞이하고 있었는데, 그 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저는 뭔가가 달라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나의 일상은 달라진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뭔가가 달라졌음을 알았고, 마음 속에서 선한 생각이 솟아올라 마치 내가 되게 착한 사람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절로 주님께 감사드린다는 말이 나오고, 알 수 없는 기쁨이 제 안에 가득 찼습니다.
이것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선사하시는 구원의 맛보기입니다. 부활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우리가 아무리 많은 이야기를 듣고 배운다고 하더라도 직접 그 부활을 맛보게 되면, 그런 지식들보다 훨씬 더 풍요로운 부활의 기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중고등부 여러분, 그리고 청년 여러분, 젊음을 누리고 있는 바로 지금 여러분들 때에, 단 한 번이라도 예수님과 마음을 맞대고 그분의 부활을 함께 맞이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한 번의 부활 체험으로 예수님께서는 여러분들에게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삶을 살게 해 주실 것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힘, 그것이 바로 부활에 대한 희망에서 비롯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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