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우리 마음의 예루살렘

작성자
수도회
작성일
2011-04-30 07:16
조회
1316

✝찬미예수님.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처음으로 나타나셔서 제자들에게 부활하신 소식을 전하라고 부탁하십니다. 그러나 제자들은 이 말을 듣고도 믿지 않자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제자들은 왜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던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제자들이 예루살렘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은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고 고통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돌아가신 장소입니다. 그리고 제자들 역시 이 예루살렘이라는 장소에서 예수님께서 수난하시고 고통을 당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셨기에 슬퍼하며 비통해 하고 있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 16장 10절에보면 그 여자는 예수님과 함께 지냈던 이들이 슬퍼하며 울고 있는 곳으로 가서, 그들에게 이 소식을 전하였다고 전합니다. 즉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슬퍼하며 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제자들은 왜 슬퍼하며 울고 있었을까요?

그것은 바로 제자들은 희망이셨던 예수님께서 실제로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에 숨어 살고 있었습니다. 제자들에게 있어 예루살렘이라는 장소는 희망의 장소가 아니었습니다. 예루살렘은 고통의 장소이며 슬픔의 장소이며 희망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자들은 예루살렘이라는 장소를 떠나 멀리 떨어져있는 엠마오라는 마을에 살게 됩니다. 그러나 엠마오라는 마을에 살고 있는 제자들은 피신처일뿐 그곳이 그들의 삶의 희망이며 기쁨의 장소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11명의 제자들이 식탁에 앉아 있을 때에 나타나셔서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십니다. 이 식탁이라는 공간에서 제자들은 다시 예수님이 최후의 만찬에서 보여주셨던 말씀과 행동을 보고 실제로 부활하셨음을 믿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다시 고통의 장소인 예루살렘이 아닌 희망의 장소인 예루살렘을 향하여 오늘 제1독서의 제자들처럼 그곳에서 복음을 선포합니다. 예루살렘은 이제는 제자들에게 있어 고통과 수난의 장소가 아니라 제자들의 복음 선포가 퍼져 나가는 중심지가 된 것입니다.

우리는 일상생활안에서 어제도 계시고 오늘도 계시고 내일도 계신 부활하신 예수님을 신앙으로 믿으면서도 잊고 살아갑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실제로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분의 말씀을 귀로 들을 수도 없으며, 토마처럼 예수님을 손으로 만져볼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지금 부활하셨지만 우리 마음속에는 기쁜 부활을 체험하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 생깁니다. 이 의문은 엠마오에서 살았던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않았던 제자들의 생각과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기쁜 부활의 체험을 얻기 위해서는 제자들이 예루살렘을 향한 것처럼 고통의 장소이며 가고 싶지 않은 장소이지만 그 두려움을 이겨내고 우리 마음의 예루살렘이라는 장소로 향해야 합니다. 즉 우리의 마음안에서 피하고 싶은 것, 힘이 든 것, 고통스러운 것들을 모두 성찰하고 깊게 바라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마음속에 있는 예루살렘이라는 곳을 두려움의 장소가 아니라 희망의 장소로 바뀌게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우리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용기입니다. 우리는 용기를 가지고 예루살렘이라는 곳을 향할 수 있을 때에 기쁜 부활 또한 살아있는 예수님의 부활을 알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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