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복음나누기
의인과 악인의 차이
가해 사순 제1주간 금요일 (마태 5,20ㄴ-26)
의인과 악인의 차이
찬미예수님! 지금 우리가 지내고 있는 이 사순시기에, 특별히 우리는 그동안 살아오면서 알게 모르게 지은 죄를 성찰하고 약간은 더 고통스럽게, 그리고 조금은 더 힘들게 보속을 합니다. 자기를 깎는 희생과 고행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물론 이 모든 일들은 주님 앞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봉헌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이러한 고행을 하는 이유, 그리고 이렇게 힘들게 나의 죄를 성찰하고 보속하는 이유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직접적인 이유는 말 그대로 곧 다가올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에 더 가까이 참여하기 위해서입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고통을 온 몸으로 함께 하신 성모님께 간구하면서 우리가 매주 금요일 십자가의 길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이가 있는데, 그가 아파하면 우리도 함께 아파합니다. 그리고 그가 죽으면 우리는 큰 슬픔에 잠기게 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고 주님으로 모셨던 그분께서 이제 곧 수난하시고 죽음을 맞이하십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마음아파하고 슬픔에 잠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주님께서 보여주셨고, 우리는 그 부활을 믿으며, 그에 합당한 준비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시기에 그분의 수난에 참여하면서도, 나 스스로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맞갖은 노력을 합니다. 그래서 특별히 이 때에 나의 잘못들과 악습들을 살펴보고, 고치려는 노력을 하며, 희생과 선행, 그리고 교회에서 규정한 재계들을 지킵니다. 이 모든 일들을 하는 이유가 바로 주님께서 예고하신 부활을 합당하게 맞이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성실하게 사순시기를 보낼 때에, 우리는 참으로 놀라운 하느님의 섭리를 발견합니다. 자기 스스로 주님 앞에서 어느 누구도 의인이라고 할 수 없다면, 우리는 모두 악인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악인이 의인으로 변화됩니다. 오늘 독서에서 나오듯이 의인과 악인은 종이 한 장 차이로 변화됩니다. 악인이었다가 의인이 될 수도 있고, 의인이었다가 악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의롭게 살아왔다면 악인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고, 우리가 그동안 악하게 살아왔다고 하더라도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실천한다면 우리는 의인이 됩니다.
그 방법을 오늘 주님께서 복음을 통해 말씀해 주십니다. 하느님께서 직접 내리신 십계명은 우리 그리스도인들에게 매우 중요하고 그보다 더 상위의 계명은 없습니다. 그러나 ‘살인하지 말라’고 하여 사람을 죽이지만 않으면 된다고 하는 것이 주님의 정의는 아닙니다. 죽도록 싫은 그 형제와 화해하는 것, 그리고 나를 죽도록 미워하는 그 형제와 화해하는 것이 주님께 예물을 드리는 것보다 더 먼저 지켜야 할 계명인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계명만을 지키기보다는 먼저 내 형제자매와 화해하고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주님 앞에서 의인으로 변화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이번 사순시기를 통해 우리 모두 새롭게 주님 앞에서 의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성실하게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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